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번엔 문재인 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이었던 강 후보자가 지역구 관련 요구를 전하고, 요구가 거절당하자 부처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른바 '예산 갑질' 의혹이 새로이 제기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1일 오전 논평을 내고 "강 후보자의 갑질 사례가 또 다시 드러났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여가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장관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이었던 강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지역구 사업 민원 해결을 못 했다며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면서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은)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표현했다"며 "강 후보자에 대한 제보와 폭로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임명 강행은 국민 분노와 제보만 양산할 뿐이다"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높은 지지율에 취해 국민을 무시한 대가는 반드시 민심의 철퇴라는 대가를 얻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본인 주변인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해당 글에서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당시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요청했고, 산부인과 의사의 확보가 어려워 해당 지역의 이대서울병원 총장과 논의한 결과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전달했다는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강선우 의원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하는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버렸다"며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또한 "대통령께서 여가부에 역차별 해소방안을 물으시고 강선우 후보자는' 역차별에 대해 잘 살펴보겠다'고 하고, 전체적인 당의 분위기도 뒷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정말 걱정"이라는 등 최근 여성부를 둘러싼 정부·여당의 분위기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박상혁 민주당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의 글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장관 관련) 기사는 봤는데 하나 하나 논평하긴 조금… (적절치 않다)"며 "강 후보자가 상처드린 분들께 사과를 충분히 드렸다. 이제는 일하는 것으로 지켜봐주시고 그런 부분이 평가받아야 할 때"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이 제기한 '예산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상임위원과 장관 사이에 어떤 상황이 오고 갔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양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상임위 활동) 그런 것을 갖고 글을 올리는 건 과연 적절한지 해당 부처 장관님께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고 오히려 정 전 장관을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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