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딸 조기 유학은 "엄마의 마음"…표절 의혹엔 "그렇게 살지 않았다"

교수단체 표절 검사엔 "신뢰 못 해"…자진사퇴 요구 일축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 조기 유학 논란에 사죄하면서도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이 원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조차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사죄를 권유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국내 공교육을 회피해 고액의 자녀 유학을 보낸 '교육 세습' 당사자라는 비판이 일자 연신 자세를 낮춘 것이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소속 서지영 의원이 공교육의 문제점과 교육 격차를 묻는 질의에도 먼저 "아이들이 원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자녀 유학에 관한 해명을 내놓아 "본인의 선택을 물은 게 아닌데 찔리냐"는 빈축을 듣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는 과정에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큰 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둘째 아이도 언니를 따라서 1년 뒤에 유학을 갔다"면서 "그때는 그게 불법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제자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선 "36년간 학자로서 살아온 동안 그렇게 비판받을 일을 하면서 학자의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여당 청문위원들의 해명 요청에도 이 후보자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준과 책임이 막중하다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만 했다. 연구윤리 위반을 거듭 부인한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그런 의혹들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특히 11개 교수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이 "김건희 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부적격 판정을 내린 데 대해 이 후보자는 "(표절 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 결과물을 봤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 돌려서 그냥 나오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카피킬러는 유사 자료가 겹칠 때마다 유사율이 올라간다. 그래서 전문가가 하나씩 다 제외해가면서 정확히 돌려야 진정한 유사율이 나온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공계 논문 작성의 특성과 충남대 연구 가이드라인 등을 강조하며 "논문은 지도교수가 수행하는 연구과제의 일부분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간 기여도를 고려해 1저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구를 기획하고, 모든 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방법론을 모두 계획을 했다"면서 "단지 실험을 하는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제자가 손발이 돼서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거듭 표절 논란을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일축하며 "윤리의 기준에 속하지 않는 오타, 탈자 이런 것들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세심하지 못했던 오류가 있었다"고 했다. 제자 논문의 오탈자와 비문까지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은 사소한 실수라는 것이다.

국민추천제를 통해 후보자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자는 "많은 분들이 추천했다고 들었다"면서 "학생들이 '옆에서 본 총장님은 인격적으로도 모든 면에서 존경할 만한 분들이었다. 반드시 교육부 장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지 성명에) 적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임명 불가론이 커진 데 대해선 "정말 극소수 분들의 반대 성명, 반대 기고 이런 걸로 여론이 그렇게 형성이 됐다"고 했다. 범학계 국민검증단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 관련 단체들의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등 논란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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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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