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등 의혹을 받는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10일 국회 청문회장에서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지금 심신미약자가 됐다"며 언론보도로 드러난 왜곡된 역사 교육, 늘봄학교 강사 양성을 매개로 한 댓글 공작 의혹에 '모르쇠' 해명으로 일관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 대표는 여당 의원들의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손 대표는 자신이 벌인 활동에 대한 불법성은 부인했고, 왜곡된 역사 교육을 주입한 적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본인이 한 부끄러운 일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면 안 된다"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말에 손 대표는 "지난 5월 30일 이후 제가 이렇게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심신미약자가 됐다"며 "무슨 말인지 제가 잘 이해를 못했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심신미약이라 답하기 어렵다는 그 말을 듣고 있는 제 가슴이 쿵쾅거린다. 손 대표가 지금까지 한 행동이 얼마나 많은 어린이와 학생, 청년, 어르신의 정신을 피폐하게 했나"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이 "역사를 왜곡한 바 없나"라고 묻자, 손 대표는 "맞다"고 답했다. 고 의원이 "본인이 한 행동은 극우가 아닌가"라고 거듭 묻자 손 대표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향하고, 그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고 의원은 손 대표의 리박스쿨이 추진한 강의 내용이라며 "대한민국을 새롭게 개조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끔찍한 내용인지 읽겠다"며 "5.18 유공자는 투명화시킨다, DJ(김대중)·노무현재단은 자유재단으로 바꾸고, 세월호 우상화는 붕괴시킨다. 여성가족부는 '노인가족부'로 바꾸고, 언론노조는 자유언론인협회로, 기업에 있는 각종 위원회는 '좌익 적폐 세력'이니 전향시키거나 제거한다고 한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에 고 의원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은 다음 개헌에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야 한다고 한다. 동의하나"라고 손 대표에게 물었다. 손 대표는 "제가 이 자리에서 발표해야 하나"라며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전두환 씨는 명예를 복권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도 손 대표는 "제가 답변해야 하나"라며 말끝을 흐리다 "지금은 (명예 회복이) 어렵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를 띄우는 댓글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손 대표는 김 후보에 대해 "평소에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 분과 저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김 후보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그분은 애국 진영에 다니는 분"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리박스쿨 협력 단체 간부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며 '백골단'을 만들어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과 기자회견을 연 데 관해서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 단체를 만들고 조직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백골단이 뭐가 문제가 있었나요"라고 반문했다. 손 대표의 말에 한숨을 내쉰 민주당 의원들은 "공부하세요"라고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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