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교황 방한 길에 북한 들러오면 어떨까"

유흥식 추기경 "교황·이재명·김정은 함께 사진 찍으면 얼마나 좋겠나"

이재명 대통령은 7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레오 14세 교황 및 유 추기경의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유 추기경을 접견한 이 대통령은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온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새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교황청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남북교류에 관심이 크다. 레오 14세 교황도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공개된 접견 모두발언에서도 이 대통령은 "(유 추기경이) 선거 때도 애 많이 써주시고 말씀도 잘해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참으로 큰 역할 해줬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던 지난 3월 유 추기경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극심한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의롭고 조속한 결정을 내려 달라"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를 언급하며 "당연히 교황께서 오실 것 같다"면서 "오는 길에 북한도 한 번 들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관심도 많으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유 추기경도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됐을 때 이 교황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크게 뭐가 이뤄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호응했다.

특히 "2027년에 레오 교황이 한국에 오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이것은 저의 기도이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사견을 전제로 달았지만, 교황을 매개로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향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 추기경은 또 레오 14세 교황의 과거 이력을 설명하며 "한국에 다섯 번 왔다"고 소개하고, 이 대통령을 로마 교황청에 초청하는 교황 의사도 구두로 전했다.

앞서 가까운 시일 내에 교황을 만나기 바란다는 내용으로 보낸 이 대통령의 친서에 교황이 화답한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2027년 전에, (교황이) 한국 오기 전에 교황을 찾아 알현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면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의 안정, 이런 문제에 대해서 천주교가 각별한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데, 그 이전이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교황청이 좀 특별한 기여를,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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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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