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검 조사 '어깃장'에 국민의힘도 한숨…김성태 "매를 벌고 있다"

김근식 "마지막까지 이렇게 구차할 필요 있나"…정연욱 "국민에 한 마디도 없어 아쉬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특검 조사에 임하는 과정에서 신문자인 경찰관의 자격을 문제삼거나 일부 피의자신문조서 날인을 거부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데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논평은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중앙위의장을 역임한 김성태 전 의원은 3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떻게 보면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매를 벌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직격했다.

김 전 의원은 "헌재에서 파면 결정이 나고, 국민들이 특검법을 만들어서 당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하게끔 하는데 거기에 이 구실, 저 구실 하면서 일종의 수사 방해(를 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아직도 망상에 젖어서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다"며 "자기 집에서 특검 사무실까지 불과 차로 5분밖에 안 되는 그 거리에서 뭘 이렇게 구실도 많고 탈도 많으냐"고 질타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을 배출해 준 보수의 본산 국민의힘이 정말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희생과 헌신을 배워야 한다. 박 전 대통령도 당시 억울한 측면도 많았지만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검찰 수사도 철저하게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받고, 재판 결과에 따라서 기나긴 시간 옥고를 치렀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야당은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고, 그런 측면에서 윤 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협조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빨리 저 사람을 지워내야, 절연해야 한다"며 "이 사람은 한 마디로 권력을 자신의 어떤 사유물로 생각하고 내외 간에 권력을 휘두른 사람이다. 응당히 법적 책임을 다 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때 정권에 빨대 꽂고 호가호위한 세력들이 아직도 당에 영향력·지배력을 그대로 행사하면서 당이 아무런 자정과 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대통령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 정서 고려해주십시오.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들한테 정말 얼굴을 들지 못합니다' 그런 측근들은 한 명도 없고, 도리어 정권 바뀌고 나니까 자기한테 피해나 불이익 올까봐(전전긍긍하는), 그게 바로 간신모리배들"이라고 당내 친윤 그룹을 비판했다.

친한계 인사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같은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이렇게 구차할 필요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검찰청에 출두하면 한 10~20여 명 지지자들이 나와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모양인데, 그 분들만 바라보고 저렇게 '정신 승리'를 하는지 참 궁금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 지시 때문에 40년 동안 군에서 충성을 다했던 분들이 지금 감옥에 있고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본인은 끝까지 잡아떼고, 기싸움 한다고 특검에 갔다가 조사실에서 안 나오고…"라고 한탄하고는 "좀 당당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정연국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첫 특검에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아직 법적 다툼이 있다 할지라도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최소한 얘기는 할 수 있어야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바라던 최소한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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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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