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맥빠진 목소리로 승복 선언…당사 앞 극단 지지자들 "대선 불복"

침통한 표정으로 50초 짧은 입장문 낭독…당에서 준비한 꽃다발도 거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4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6.3 대선 결과 승복을 선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1시 22분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김 후보는 준비해 온 짧은 승복 선언문을 50초에 걸쳐 읽었다. 10줄이 채 안 되는 내용이었다.

김 후보는 "당선된 이재명 후보님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저에게 보내준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잊지 않겠다. 저를 선출해 함께 뛰어주신 당원 동지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은 어떠한 위기에 부딪히더라도 국민의 힘으로 위대한 전진을 계속해 왔다"며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맥이 빠진 목소리로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김 후보의 입장문 낭독이 종료된 뒤, 당직자가 꽃다발을 가지고 왔으나 김 후보는 두 손을 들며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날 김 후보의 기자회견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이 자리했다. 송석준·이인선·정희용·김형동·박수민 의원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참석했다.

김 후보는 당사에 도착한 뒤, 같은 시각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연설이 종료되기를 기다렸다가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김재원 비서실장과 박대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지원본부장이 김 후보와 함께 입장했다.

장내에 있던 일부 지지자들이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지만, 선관위 관계자 등 의원들은 침통한 표정을 유지하며 박수를 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입장문 낭독 이후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선관위 지도부 인사들 및 취재진과 악수를 나눈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당사에 있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김 후보는 오전 2시 10분경 당사 밖에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앞서 김 후보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 머물며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선거 당일인 3일 내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 후보는 KBS·MBC·SBS 지상파 3사의 개표방송에서 이재명 후보 당선을 '확실'로 발표한 오후 11시 40분경에도 무소식이었다.

국민의힘 공보국은 출입 기자들에게 4일 오전 12시 30분, 1시간 뒤로 예정한 김 후보의 기자회견 소식을 알렸다. 애초 김 후보는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도서관 지하 강당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당사에서만 별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당사 밖에는 극우 성향의 지지층이 몰려와 선거 결과에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태극기를 든 이들은 "부정선거", "대선 불복"을 목청껏 외쳤고, 경찰이 설치한 펜스 앞에서 취재진과 경찰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김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더욱 달아오른 이들은 부정선거 주장을 연신 펼치다 김 후보 차량이 떠나는 순간엔 이를 쫓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관계자가 전달하는 꽃다발을 받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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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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