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기찻길을 따라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다. 유세 연설 내용은 마지막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한 공격에 집중됐다. 대전 유세 중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어퍼컷'을 연상시키는 태권도 격파 퍼포먼스를 한 일도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는 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피날레 총유세'를 했다. 유세 무대에는 나경원·안철수·양향자·한동훈공동선대위원장과 자당 의원들은 물론 가족들도 함께 올랐다. 김 후보는 딸과 아내를 앞으로 불러낸 뒤 "제 아내는 법인카드를 불법으로 쓰지 않았다", "제 딸은 불법도박을 하지 않는다. 불법음란 욕설을 퍼붓지 않는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저는 방탄조끼가 필요 없다. 여러분이 모두 저의 방탄조끼다", "저는 방탄유리도 필요 없다. 제 양심이 방탄유리"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저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 저는 깨끗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내일 민주주의 혁명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내일 다시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경제를 살리는 경제 혁명의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탄핵도 잘못하고 잘못한 것 많다. 계엄도 잘못되고 잘못한 게 많다"며 무대에 함께 오른 이들과 지지자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유세를 마무리했다. '피날레 총유세'에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찾아와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는데, 이 상임고문의 연설이 길어 미리 계획됐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연설이 생략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 후보는 이날 '피날레 총유세'에 앞서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며 유세를 했다. 대전 유세에서 그는 국민의힘 마크와 태극기, 자신의 이름이 붙은 태권도 도복을 입고 세 번의 정권 지르기와 두 번의 발차기를 한 뒤 송판을 격파했다. 그는 이어 "제가 태권도도 좀 하고 명예 4단"이라며 "제가 운동권 출신이다. 제가 합기도, 검도, 태권도, 유도 이런 것 많이 했기 때문에 운동권"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어퍼컷' 유세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선거 차량이 외국 출신 귀화인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 안산에서 중국어 유세 음성을 송출한 일을 겨냥 "중국 사람 많이 산다고 민주당이 중국말로 선거 유세를 했다. 중국말로 '세셰' 이렇게 하면서 연설하고,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중국어로 연설하면 되겠나"라고 혐중 정서를 이용한 공세도 폈다. 한국 국적자인 귀화인 유권자를 '중국인'이라고 표현한 셈이다.
대구 유세에서는 "그저께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오셨다"며 "제가 달성사저 가보니 너무 집에만 갇혀계신데, 혼자만 고독하게 계시다가는 안 좋겠다 싶어 건강을 위해서라도 시민들을 꼭 만나뵙기 바란다고 말씀드렸다"며 박 전 대통령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또 이 후보가 이날 유튜브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빨리 기각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느 날 바뀌었다'고 말한 일을 겨냥 "재판 거래를 한 사실을 자인한 것이다. 그것이 사법농단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후보가 툭 하면 내란을 꺼내는데 이게 바로 내란 "이라고 역공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앞서 오후 첫 일정인 부산 유세에서는 보수단체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교사 자격증을 내걸고 댓글부대원을 모집한 일에 대해 "댓글조작의 원조 드루킹 세력이 듣도보도 못한 리박스쿨로 저를 엮어 김대업 병풍, 생태탕, 김만배-신학림 가짜 인터뷰 등을 떠올리게 하는 마약중독 같은 선거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대구 유세를 모두 준비된 입장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 입장문에서 그는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저와 국민의힘은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당내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의 수평적 관계, 대통령의 당무 불개입, 당과 정부의 과감한 당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해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만 도와주게 된다. 김문수 찍으면 김문수 찍으면 된다"는 내용을 입장문에 담았다.
한편 김 후보는 '경부선 유세' 시작 전, 이날 오전에는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한 뒤 제주 동문시장에서 유세했다.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 유족들은 김 후보에게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제주4.3은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명백한 공산 폭동"이라고 주장한 일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이를 끝내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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