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의 21대 대선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 정부 출범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며 주요 도시의 투표율 상승폭에 관심이 쏠린다.
전북 14개 시·군 중에서 전주(53만8903명)와 익산(23만4688명)·군산(22만1550명)을 포함한 김제·정읍·남원 등 6개 시(市) 지역의 총 선거인수는 122만5600여명으로 전체 선거인(151만0908명)의 81%가 집중돼 있다.
전체 유권자 10명 중 8명이 6대 도시에 살고 있어 전북 전체 투표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북자치도 선관위에 따르면 전북의 21대 대선 최종 투표율은 82.5%로 3년 전의 20대 대선 투표율(80.6%)에 비해 1.9%포인트 상승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세력 척결 주장과 국민의힘의 독재국가 방지 구호가 정면에서 맞붙은 21대 대선의 전북 '투표율 상승세'를 견인한 근원적인 힘은 6대 시의 투표율 상향조정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막판까지 '한표 한표'가 소중할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한 이번 대선에서 전북과 6개 시 지역의 투표율 변화를 주도한 곳은 익산시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20대 투표율이 79.1%였으나 전 시민적 투표 열기와 행정의 참여 독려가 힘을 발휘하며 6월 3일 최종 투표결과 81.4%로 껑충 뛰는 등 2.3%포인트 상승해 6개 시 지역 중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북 평균 증가율(1.9%포인트)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상승률 2위는 78.8%(20대)에서 80.8%(21대)로 2.0%포인트 오른 군산시가 차지했고, 3위는 81.2%(20대)에서 83.1%(21대)로 1.9%포인트 상승한 전주시가 랭크됐다. 김제시와 정읍시, 남원시 등은 상승폭 측면에서 2%포인트를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익산시의 투표율 증가세가 뚜렷한 것과 관련해 내란세력 척결의 선봉에 섰던 진보성향의 시민참여 열기 고조와 익산시의 투표 참여 독려 진정성이 합류해 시너지 효과를 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익산시민들은 지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투쟁의 최선봉에 서 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또 익산시는 정헌율 시장부터 "소중한 한표 행사는 단순한 선택을 넘어 우리가 살아갈 내일에 대한 책임이자 약속"이라며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대대적인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서 3년 전과 비교한 투표율 2.3%포인트 상승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이다.
익산시의 투표율 2.3%포인트 상승은 익산 유권자수로 따지면 5400명 가량이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한표가 소중하다며 막판까지 투표를 독려한 점에 비춰볼 때 적잖은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익산시는 투표 참여에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진행된 사전투표 기간에 전 직원의 참여를 고조시킨다는 차원에서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뒤로 미루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수험생의 수능일에 공무원을 비롯한 각종 사업장에서 출근시간을 1시간 미뤄온 것은 관례로 자리 잡았지만 기초단체 차원에서 공직자 투표 참여를 위한 출근시간을 조정한 것은 익산시의 과감한 결단이란 호평을 받았다.
익산시는 또 2030세대를 비롯한 장·노년세대에 투표 참여를 감성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친근한 캐릭터의 '마룡이'를 이용해 원광대와 병원·대형마트 등지에서 10여회의 투표 참여 독려 캠페인을 벌여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익산시는 20여대의 관용차량에도 '투표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이다'는 문구를 담은 스티커를 부착했는가 하면 60여대의 청소차량에도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수막을 부착해 전역을 순회하기도 했다.
30대에 육박하는 읍면동 관용차량에도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을 부착해 사회적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10만부 이상이 발행되는 익산시청 소식지(6월호)에도 투표안내문을 게시하는 등 그야말로 투표율 끌어올리기 총력전에 나섰다.

투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만들어내는 사회 변화의 시작이다. 자신이 꿈꾸고 희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익산시는 이런 점에서 SNS 캠페인은 물론 단체장과 직원이 직접 현장에 나서는 길거리 캠페인, 기관·단체들의 출퇴근 캠페인,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 최초 유권자 대상 투표 독려, 주요 전광판 송출 등 말 그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는 주변의 호평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정헌율 익산시장이 있다. 민주주의 신봉자로 알려진 정헌율 시장은 5월 중에만 세 차례나 단체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출근시간대에 길거리 1인 캠페인에 나서 행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수시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시민들의 한표는 단순한 선택을 넘어 우리가 살아갈 내일에 대한 책임이자 약속인 만큼 잠시 시간을 내어 꼭 투표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하는 열과 성을 보였다.
단체장의 이런 의지에 동참이라도 하듯 익산시청 6개 국 간부들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총 7회의 길거리 캠페인에 동참하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날갯짓의 파동은 익산도시공단 등 익산시 산하 7개 기관으로 확산돼 이들 기관만 40여회의 길거리 캠페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방범대 등 10여개 유관단체들도 20회에 가까운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익산시의 투표 참여 열기를 후끈 달궜다.
익산시는 또 주요 시가지에 사전투표와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을 대거 게첨했는가 하면 익산시청과 익산역 주변, 행정복지센터,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에 70여개의 현수막을 걸어 시민들의 주권참여의식을 이끌어냈다.
지역 내 고교생 등 생애 최초로 투표를 하게 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밀한 투표표 독려 전략도 구사했다. 익산 지역 내 고등학교 18곳을 대상으로 투표 독려 공문을 발송했는가 하면 학교를 직접 방문해 투표 참여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역 내 주요 도로와 국가식품클러스터·배산체육공원 등 익산 지역에 설치돼 있는 10여개의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등 그야말로 입체적이고 전방위적인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섰다.

주요 전광판을 통한 투표 참여 독려 송출 횟수만 15만회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 시민적 열기와 행정의 투표 참여 독려가 전북 6대 도시 중 익산의 투표율 상승세 1위를 낳은 저력이라는 분석이다.
익산시는 본투표를 하는 3일 '투·개표 지원 상황실'을 운영하며 수시로 선거 현황을 점검하고 선거가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정오경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사전투표에 이어 본 투표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선거사무를 맡아 고생하는 직원들과 투표사무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투표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저녁 8시까지 투표가 가능한 만큼 꼭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 달라"고 막판까지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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