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내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서초 등 험지를 찾아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굳이 압박해 힘들여 낮출 필요 있나", "안정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을 존중하고 누르면 누를수록 더 많이 오르는 이상한 현상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등 맞춤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날 앞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이 지금까지 집권했을 때마다 집값이 올랐다. 왜 그랬을까. 저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며 "가격이 오른다고 굳이 그걸 압박하고, 다른 지역과 좀 괴리감이 생기더라도 서로 비싸게 팔고 사겠단 걸 굳이 압박해서 힘들여 낮출 필요 있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세금은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 걷는 것이다. 세금이 다른 제재 수단으로 사용되면 정당성을 얻기가 어렵다"며 "수요과다로 집값이 오르면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해서 가격관리를 하느 게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기로 하겠다"고 말했다.
과세를 통해 시장에 개입했던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의 부동산 정책을 뒤집은 셈이다. 이 후보는 "평당 100억이라도 주겠단 사람이 굳이 있으면 '그거 사지마라' 그럴 필요 없이 그 가격에 맞게 세금을 더 내면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 "서울시장께서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뜬금 없이 토지거래허가제를 풀었다가 (철회했다.) 풀었으면 끝까지 놔두던지 갑자기 확 묶어가지고, 그것도 규제지역을 넓혔다고 하더라"라며 "이렇게 정책을 오락가락하게 해서 시장을 불안정하게 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안정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을 존중하고, 굳이 무리해서 누르면 누를수록 더 많이 오르는 이런 이상한 현상을 더 이상 유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또 "(강남 등) 여기는 자산관리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많으셔서 이 말씀을 더 드리겠다"며 "자본주의 사회는 금융시장이, 그중에서도 주식시장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말해 주식시장 활성화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집권하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식시장은 3000포인트 갈 것"이라며 "민주정권이 집권했을 때 언제나 주가가 올랐다. 보수정권이 집권했을 때 주가가 맨날 떨어졌다. 그런데 경제가 보수당인가. 그래서 '경제는 민주당',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 하락의 원인으론 "(윤석열 정부 때) 주가조작을 마구 해도 힘이 세면 처벌을 안 받는다는 걸 온 세상이 다 알게됐다. 그 시장을 믿을 수가 있겠나"라고 말해 윤 정부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쟁점법안인 상법 개정안을 강조하며 "소수 대주주들이 제멋대로 회사를 죽였다 살렸다, 키웠다 줄였다 한다", "선진국처럼 그런 짓을 못하게 하는 게 상법 개정"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꼭 보수정권들이 집권하고 나면 대형참사들이 생긴다", "우연이 아니다. 공직자가 좀 더 관심을 갖고 국민 생명과 안전 대해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사고는 줄어든다"는 등 윤석열 정권 아래 일어난 사회적 참사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인사 최고책임자, 즉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민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땐 징계하거나 책임 묻는다, 생명과 안전을 잘 지키는 공직자는 우대하고 승진시켜준다, 그러면 공무원들이 죽을둥 살둥 안전을 챙긴다"며 "그럼 미세한 차이 때문에 생기는 안전사고가 줄어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론 10.29 이태원 참사를 거론해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 참혹한 일을 생각해보라"며 "사고가 나면 큰일난다, 엄청난 문책이 떨어진다 생각했으면 사람이 많이 모이면 당연히 질서유지 요원이 있는 것", "왜 안했나. (정부가) 무관심하니까"라고 했다.
이 후보는 서울 관악역 앞 유세에서는 "오늘 이태원 참사 유족이 함께해줬는데 마음이 무겁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호명하며 "여러분은 우연히 발생한 사건의 피해자들이 아니라 무능하고 민생에 무관심한 가짜 보수정권의 피해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격하게 사건의 경위 조사, 진상 규명을 해서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억울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여러분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서도 "(하천 제방을) 모래 포대로 단단히 막아야 하는데 그냥 모래로 막아놓으니까 물이 흘러서 다 무너져서 결국 강물이 도로로 진입해 낮은 지하차도에다가 다 찬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면 그런일이 벌어지겠나"라고 했다. "술이나 먹고, 남들 죽든지 말든지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난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강남구 유세에 앞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진행한 강동·송파 집중유세에선 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작년 총선에서는) 조재희·송기호 후보를 떨어뜨렸는데 6월 3일에는 그처럼 하지 말아달라", "이 지역에서 좀 졌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좀 이길 수 있도록 주변 분들을 설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해당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집권하면 항상 주가가 올랐다"며 "보수정권, 가짜 보수정권이 집권하면 시장을 불공정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 공정함이 시장경제의 핵심"이라고 경제 이슈를 거듭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