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처럼 선명하게"…GIST, 세계 최초 '검은 배경 항원키트' 개발

흰 배경 대신 검은 배경 구조…극미량 바이러스까지 포착

감염병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항원진단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고등광기술연구원 김기현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신속항원키트의 민감도를 대폭 향상시킨 '검은 배경기반 항원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낮 동안 보이지 않던 별이 밤하늘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연 원리를 진단키트에 응용했다. 기존 흰색 배경 대신 반사광을 최소화하는 검은색 배경을 도입,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웠던 극미량의 바이러스도 명확히 포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항원키트는 붉은색 흡광 신호를 눈으로 관찰하는 방식이나, 흰 배경에서 반사·산란광 간섭으로 거짓 음성 발생 문제가 있었다.

▲검은 배경에서 금 나노입자의 산란 신호를 포착하는 원리ⓒGIST

항원검사를 할 때 대표적인 방식으로 PCR(종합효소연쇄반응)검사와 신속항원키트가 있다.

PCR은 특정 DNA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증폭할 수 있는 기술로, 적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기하급수적으로 증폭하여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오염에 취약하고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문제가 있었다.

이와 반대로 신속항원키트는 코로나19, 임신진단 등에 널리 활용되며, 간편하고 빠르게 현장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감염병 고위험군의 조기 선별에 유용하나, 항원의 농도가 낮을 경우 신호가 희미하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속항원키트는 PCR 검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완적 수단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진단 정확도 측면에서는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이번 연구로 PCR급 정확도에 근접한 초고감도 신속 진단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기현 선임연구원은 "신속성과 간편함을 유지하면서도 진단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며 “향후 감염병 조기진단과 공공보건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등 정부과제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이보빈 박사후연구원이 수행했다.

▲실험에 임하고 있는 이보빈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박사, 김기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GIST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