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 진영과 계파를 불문한 전방위적인 영입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노리기 위해 '보수 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부터 이 후보와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 박용진 전 의원 등 당내 비명계 인사까지 골고루 선대위에 합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가 직접 영입 사실을 밝힌 윤 전 장관은 2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며 "그 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민주당에 합류한 윤 전 장관은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과 중보 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상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장관은 '통합'에 대해 "무조건 과거를 불문에 부치고 같이 가자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통합의 가치를 지도자가 제시해 줘야 하고, 그래서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온 국민의 후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빨간색이 섞인 파란 점퍼를 입는 등 '통합'을 대선 후보 확정 후 첫 일성으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기본이다. 정치를 하는 데서 여야 두 정치 지도자가 만나서 일단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야 될 것 아니겠나"라며 "거기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국민들도 둘로 갈라질 것이고 그러니까 우선적으로 중요한 과제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전날 이 후보가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한 데 대해선 "저는 좋게 봤다"며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향후 선대위에서 역할에 대해 윤 전 장관은 "실감이 너무 안 난다, 민주당에도 선거 전문가들이 많이 계신다"며 "전문가들이 각자 자기 영역에서 준비를 충실하게 하면 위원장이란 사람들이 크게 할 일이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1977년 공직을 시작으로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 청와대를 두루 거치며 대통령 정무비서관, 청와대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을 모두 도운 바 있다.

비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도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제안을 받아 구체적 역할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통합이 국민 통합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역할도 저는 충실하게 해 나갈 생각"이라며 "(이 후보가) 이재명의 왼쪽, 민주당 내의 진보를 좀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이 후보가 압도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계심을 늦출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대로 중도 확장으로 끊임없이 가면서도 '왼쪽 사이드'도 잘 지키는게 필요하다"며 "왼발 오른발 다 쓰는 정치를 통해서 득점을 올리자, 이게 제 생각인데 이 후보가 그렇게 해 보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저는 이제 '레프트윙' 역할을 더 탄탄하게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와 대선 경선에서 경쟁자로 뛰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선대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 전 지사 측 캠프 좌장을 맡았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중도 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하는 선대위 구성에 대해 "이번 선거도 소위 말해서 확장력 있게 치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며 "반극우 연대 또 빛의 연대 이런 차원에서 대통령이 되더라도 조금 더 확장적으로 가져 나가야 국정 운영의 동력도 확보하고 이런 생각까지 간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선대위에 합류한다. 김 전 총리 측에 따르면,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대선주자로 꼽혔던 김 전 총리는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더 큰 민주당으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헌법 개정 등 제도 개혁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6.3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장동·성남FC 사건 재판 출석으로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확정 후 첫 재판 출석인데 입장이 있는지', '대법원이 선거법 사건의 심리 속도를 내고 있는데 입장이 있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키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세 차례 더 재판에 출석할 전망이다. 대장동 사건으로 다음달 13일과 27일, 위증교사 사건으로는 다음달 20일 공판기일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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