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미·이란 핵협상 일단 순항…19일 후속 회담

미·이란 대표, 오만 통한 간접 회담 진행 뒤 잠시 대면도…외신 "미,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보다 무기화 제한에 초점 맞출 듯"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처음으로 오만에서 핵협상을 가졌다. 양쪽은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다음 주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양쪽은 오만 무스카트 외곽에서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2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회담이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양쪽이 풀어야 할 문제가 "매우 복잡하다"면서도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진전"이 있었으며 양쪽이 "다음 주 토요일(19일)"에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쪽도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 특사와 건설적이고 조짐이 좋은 간접 대화"를 나눴다며 "회담이 상호 존중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양쪽이 "며칠 안에" 후속 대화를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아락치 장관이 이란 국영 방송에 "우리는 협상 기반 마련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하며 만일 다음주 이 기반을 마무리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실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도 "아마도 다음 주 토요일(19일)"에 추가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취재진에 회담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직접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고 이란은 간접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간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신은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각 대표단은 별도의 방에 자리하고 중재자인 오만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이 끝난 뒤 아락치 장관과 윗코프 특사는 "몇 분간" 직접 대면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 만남이 "오만 외무장관 앞에서 몇 분간" 이뤄졌고 "정치적 예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날 회담을 "직접 소통"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이란에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안 정통한 미 고위 당국자가 윗코프가 이란에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할 것을 요구할 것을 제안하지 않았고 기존 농축분을 무기화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은 우라늄 농축 규모 축소와 핵 활동 외부 감시 허용에 대해선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대표단은 핵 프로그램 완전 해체에 대해선 논의할 의향이 없었다고 한다.

윗코프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레드라인"은 이란의 "핵능력 무기화"라며 "핵 프로그램 해체"에 대해선 "양국 간 다른 타협점"을 모색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이란은 대가로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오만 소식통이 "현재 (회담) 초점은 지역적 긴장 완화, 포로 교환, 이란 핵 프로그램 통제 대가로 (대이란) 제재 완화의 제한적 합의에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기술을 과시하고 중동을 더 크게 흔들 수 있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기 집권 때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제한하는 대가로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바 있다. 이 결과 트럼프 정부는 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했고 이후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재고가 급증한 상황이다. 이는 이론적으로 몇 주 안에 무기급으로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열린 가운데 이란 대표단을 이끈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회담을 중대한 사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 쪽에선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회담을 이끌었다. 이날 회담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별도의 방에 자리 잡은 가운데 오만 외무장관이 양쪽 방을 오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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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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