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자녀 취업 특혜 의혹에 민주당 "진상 철저 규명해야"

검찰·외교부에 "의혹을 확신으로 만들고 있어"

심우정 검찰총장의 자녀가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국립외교원에 채용되고 외교부의 채용전형에도 통과됐다는 의혹에 대해 외교부는 경력 35개월의 실무경력이 있었다면서 요건 충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7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심 총장의 딸 심모 씨가 지난 2월 공고된 외교부 나급연구원 채용에 지원했을 당시 자격 요건 중 하나인 '실무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냐는 질문에 대해 "공무직 선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전형별로 외부 심사위원이 평가해 자격요건을 심사했다"며 "산정하기로는 (심 씨가) 35개월 간 실무경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외교부는 심 씨가 어떻게 35개월의 실무경력을 채웠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는 심 씨가 '국립외교원 연구원,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유엔(UN) 산하 기구 인턴' 등 2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지난 25일 심 총장의 입장문이 사실에 기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가 검증하는 실무경력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관련 법령 및 공무직 채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심사했다"고 답했다.

앞서 외교부는 1월 3일 정책 조사와 군사‧방산 부문 나급 연구원을 각 1명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냈다. 정책 조사 파트의 자격요건은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로서 해당 분야의 실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자'와 함께 '영어쓰기·말하기 능통자'였다.

외교부는 이 공고를 통해 면접을 본 최종 1인을 불합격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이 합격자가 불합격 처리된 이유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후 외교부는 다음달인 2월 5일 외교전략본부 외교정보기획국의 외교정보 1과에서 정책조사 분야의 나급연구원을 채용한다고 '재공고'를 냈다. 재공고에 명시된 자격요건은 이전 공고와 달라졌는데,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로 분야가 달라졌다. 이에 대학원에서 '국제통상, 국제협력, 국제지역학, 한국학, 국제 개발'을 전공한 심 씨가 재공고에서는 응시 자격을 갖추게 됐다.

재공고에서도 실무경력 2년 이상이라는 요건은 유지된 상황에서 검찰과 외교부는 심 씨가 해당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밝혔지만 실제 심 씨가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경력 8개월을 제외한 서울대학교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업무는 학술행사 지원, 보고서 편집 및 간행, 홍보 및 컨텐츠 제작 등으로 정책조사 연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동일 부처인 외교부 내 다른 채용 공고문을 보더라도 '인턴, 조교, 객원연구원 경력'은 실무경력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라며 심 씨가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타부처 또한 마찬가지다. 국립국어원의 공무직 채용공고를 보면 상근경력만을 인정하고 있고 대학 조교,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학위 과정, 연구용역 수행 경력은 제외한다고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공무직' 채용이기 때문에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 것 같다고 하지만 이 조차도 사실과는 완전히 다른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가 재공고 때 자격요건 내 분야를 바꾼 것이 심 씨의 요건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외교부는 공무직 연구원이 현재 67명 있고 이 중 5년 동안 재공고를 낸 전례는 13건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재공고 중에 자격 요건이 바뀐 전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심 씨에 대한 신원조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출근 일정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외통위 위원들은 문제가 제기된지 하루 만인 지난 25일 대검찰청에서 배포한 심 씨 관련 입장문에 대해 "다른 공직자 자녀라면 검찰이 수사를 할 사안인데, 검찰총장의 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이 앞장서서 국선 변호인을 자청하고 나섰"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심우정 검찰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외교부는 아직 심 총장 측의 자료제공 동의를 확인하지 못해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며 검찰 및 외교부의 구체적이지 않은 해명이 "'의혹'을 '확신'으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의 외교부 채용 특혜 의혹을 포함해 공무직 채용 전반에 대한 조사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는 물론이고 상임위 차원에서도 특혜 채용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심우정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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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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