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일부 검찰과 짰다" 후폭풍…김부겸·박용진 격앙

金 "이럴거면 왜 만났나", 朴 "바보 된 느낌"…우상호도 "오버이고 실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9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이 민주당 비명계 일부와 검찰의 내통 결과라고 주장한 데 대해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 대표의 '통합 행보' 회동 당사자들이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이 이 대표의 진의에 의문을 표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총리는 6~7일 <뉴스1>, <조선일보> 등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발언은 지난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분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이럴 거면 왜 최근 비명계 5명을 만났나.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 전 총리와 박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빗실장 등과 연쇄 회동을 했었다.

김 전 총리는 "대선을 앞두고 다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고 그 일환으로 이 대표도 통합 행보를 했던 것 아니냐"며 "많은 사람들은 이 대표의 진의가 뭐냐는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의원도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대표의 '매불쇼'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저를 비롯해 당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통합의 메시지를 내다가, 돌연 지난 일을 두고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저 역시 개인적으로 모진 기억이 있지만 지난 악연 때문에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이 재명 대표를 만난 것"이라며 "그런데 당 대표가 애써 조성한 당내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또다시 저만 바보가 된 느낌"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박 전 의원은 "무엇보다 지난 총선에서 낙천과 배제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는 동지들과 그 지지자들의 상처를 덧내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 이번 일로 벌어진 갈등과 분열이 더 커지지 않도록 이 대표의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두관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통합 행보를 하고 있었는데 분열적 발언을 해서 참 그 속을 알 수가 없다"며 "검찰과 내통했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재차 비판에 나섰다. 전날 "표리부동한 이중성", "릴레 회동을 하며 말한 통합이 거짓말이고 쇼였다"고 한 데 이어서다.

김 전 의원은 "퉁 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당원과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게 훨씬 본인한테 유리할 것"이라며 "공식 사과만이 통합의 길"이라고 촉구했다.

친명-비명 구도에서 비교적 중립적 위치에 있던 이들도 이 대표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날 고민정 전 최고위원이 "악수(惡手)중 악수", "공든 탑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에는 우상호 전 의원이 "이것은 실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우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에 여러 인사들 만나면서 당내 통합 행보에 상당히 불을 붙였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들을 받고 있었는데 이 발언은 그런 통합 행보와는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이 대표와 거리를 뒀던 사람들은 전부 검찰하고 짜고 이 대표를 죽이려고 한 사람들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발언이다. 대다수의 반명계·비명계 인사들이 검찰과 짜고 뭘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제가 볼 때 조금 '오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우 전 의원은 "' 7명을 인위적으로 배제했다'는 사실을 얘기한 것도 실수"라며 "당시 총선 공천에 관여한 대표가 미주알고주알 얘기를 왜 하느냐. 지나치게 솔직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수습을 빨리 해야 된다"며 "통합을 위한 진심을 다시 한번 밝혀주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얼른 수습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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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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