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결국 굴복? "미국에 감사…광물 협정 준비 돼 있어"

밤에 찍은 영상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 모두가 함께 버티고 있는 한,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것"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행을 겪은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 의사까지 밝히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사일 제공에 감사하다며 희귀 광물 협정도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4일(이하 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의 본인 계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우리 중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와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져올 준비가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러시아와 휴전에 대해 "첫 번째 단계는 포로 석방과 공중에서 휴전(미사일, 장거리 무인기, 에너지 및 기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 금지)이 될 수 있으며, 러시아가 그렇게 한다면 바다에서 휴전도 즉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구체적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 이후 "모든 다음 단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미국과 협력하여 강력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고자 한다"며 "저와 제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얻기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지대공 미사일)을 제공했을 때 상황이 바뀐 순간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월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는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제 상황을 바로잡을 때다. 우리는 앞으로의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광물 및 안보에 관한 협정과 관련하여 우크라이나는 언제든지 편리한 형식으로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는 이 협정을 보다 큰 안보와 견고한 안보 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보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해 안보보장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본인 계정에 영상메시지도 게재했는데, 미국의 지원 및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서로를 존중하는 대화를 하고 명확한 입장을 가질 자격이 있다. 특히 본격적인 전쟁 중에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이 아닌, 백악관에서 일어난 일은 유감스럽다"며 "미국과 유럽, 그리고 모든 파트너들이 항상 그랬듯이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오기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입장과 요구 사항을 바꾸지 않았다"며 "그들은 우리 군대의 감축과 영토 포기를 요구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헌법을 약화시켜 우크라이나의 상당한 정치적 변형을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우리 모두가 함께 굳건히 버티고 여기에 있는 한,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영상메시지를 게제했다. ⓒ젤렌스키 텔레그램 갈무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의회 연설을 계획중인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 측과 대화를 나눴다고 미국 방송 CNN에 전했다.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측에 이 대화에서 백악관과 관계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전에 회담을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젤렌스키에게 연락한 사람 중에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있다고 말했다.

4일 저녁 현재 백악관 관리 1명은 CNN에 우크라이나와 희귀 광물 거래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거래에 대한 논의에 직접 관여한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전에 해당 협정에 서명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관련 협정 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해외 전쟁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라면서, 광물 협정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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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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