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부 주에서 선거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무고한 시민을 총격 살해하고 뒤이어 공화당의 텃밭이라 여기는 텍사스주에서 야당인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또 다시 부정선거 의혹을 들고 나온 셈이다.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을 지냈던 댄 본지노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소 15개 주에서 투표를 단일화해야 한다"며 "공화당이 국가 차원에서 선거를 통제해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너무 부패해서 표를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의 이유로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이 투표를 해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정식 체류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이 민주당에게 투표를 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송 역시 이러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면서 미국 헌법은 주 정부에 연방 선거를 실시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의 안전과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회에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정당한 사유 없는 우편 투표를 금지하며, 투표지 수거 관행을 종식시키는 내용의 SAVE 법안과 기타 법안들을 통과시키도록 촉구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당 팟캐스트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반헌법적이라면서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ICE 사태로 인해 악화한 여론과 함께 텍사스주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에 패배한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월 31일 치러진 텍사스주 상원 제9선거구(SD-9)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테일러 레메트가 공화당 후보 리 웜즈갠스를 14%포인트(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 선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17%포인트 차로 앞선 지역이다.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선거 결과에 대해 공화당 소속 텍사스 부지사 댄 패트릭은 "텍사스 전역 공화당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임기 및 정치적 주도권 장악을 위해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방송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은 하원 의석을 늘리기 위해 선거구 재획정을 추진했다"며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들에게 중간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본인이 탄핵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기존 정책을 변경하기 보다는 부정선거 문제를 확산하는 전략으로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보도하면서,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승부를 갈랐던 조지아 주의 개표 결과에 대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지난주 FBI는 2020년 대선에서 경합주였던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선거관리본부에서 보관 중인 2020년 대선 투표 기록 원본을 수색해 압수했다"며 트럼프 정부가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다시 들여다보려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도 "조지아주에서 법원 명령을 통해 투표용지를 확보하게 되면서 흥미로운 사실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2020년 대선 당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조지아주의 경우 2020년 당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47만여 표를 표해 246만여 표를 득표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약 0.2% 앞선 바 있다. 조지아 주는 두 번의 재검표를 통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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