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12.3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혐중적 시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란을 옹호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물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해도 되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27일 현재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시네큐 등이 운영하는 전국 6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해 예매가 진행 중이다.
이 영화 예고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하는데, 이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선포"로 소개한다. 비상계엄 발표 중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을 읽는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나올 때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화면에 떴다 사라진다.
영화의 시놉시스에는 "우리 사회는 박헌영과 김일성이 뿌려놓은 씨앗들에 의해 위기에 처해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치밀한 계획으로 대한민국을 파멸시키기 위해 좌파 세력들을 양성 지원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시켜 진지를 구축하고 좌파 핵심 우두머리들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고 방관하고 있을 때 머지 않아 종북 좌익 세력들과 그 끄나풀들에 의해 대한민국은 전멸하거나 공산화되어 중국의 속국이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등 음모론에 가깝거나 중국 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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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SNS 상에서 "예매율이 높으면 상영관이 늘어난다", "응원하는 뜻으로 예매하면 좋을 듯 하다"며 영화 예매를 독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진 배우 최준용은 지난 26일 X(옛 트위터)에 "봉준호 감독이 28일 날 <루키17>(<미키 17>의 오기) 영화를 개봉을 하더라"며 "좌빨에 대항하여 관람 상영관을 늘려 보자"고 적기도 했다.
봉 감독은 지난 20일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시민들은 이미 계엄을 극복했다. 자랑스럽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문화계에서는 <힘내라 대한민국>의 개봉을 두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국가폭력을 동원한 내란을 옹호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일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각예술비평가이자 미술작가인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디렉터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혐오가 가득한 반사회적이고, 반헌법적이고, 반윤리적인 픽션물을 만드는 일을 표현의 자유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며 "군을 동원해 자신의 이익을 위한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을 비호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려는 영상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적 생산물을 창작할 때도 타자에 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윤리적 인식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며 "극우세력의 타자를 혐오하는 인식을 공고히 하는 제작물이 나오고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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