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라인' 의심 뉴욕총영사, 사의 표명해놓고 정작 사직서 제출 안해

핵무장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시기상조, 논외는 아냐…확장억제 강화가 정부 입장"

광복절이 미국에 감사하는 날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본인은 일반 외교부 공무원들과 달리 눈치보지 않는다던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올해 공관장 인사에서 뉴욕총영사가 교체 대상이라고 밝혔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태열 장관은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사의를 표명했는데 인사처리 됐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질문에 "대외적으로 사의표명만 하고 사직서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춘계 공관장 교체 대상에 포함시켜서 후임 인선을 추진 중이다"라고 답했다.

공개적으로 사의표명을 했을 경우 사직 처리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권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본인이 공식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라며 "제가 (김 총영사에게) 발언이 적절치 않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사의를 표명한 김 총영사가 계속 임금을 수령하는 등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외교부가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보고 인사 절차를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조 장관은 "(후임자를) 인선 중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 총영사는 지난해 8월 15일 뉴욕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건국절 제정 운동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자의 기념사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총영사는 이어진 기념사에서 "오늘은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깊이 새기며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라고 말했고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라며 이념적 편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그는 JTBC에서 "솔직한 얘기로, 미국이 일본을 패망 안 시켰으면 해방이 왔겠느냐"며 "저는 당당하다. 저는 특임(공무원)이고 그래서 일반 외교부 공무원같이 눈치 보지 않는다"라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김 총영사는 지난 2022년 12월 임명됐으며,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부패방지국장, 행정심판국장, 고충처리국장을 역임했고 유엔개발계획(UNDP) 반부패 선임자문관을 지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도 근무했다.

그런데 김 총영사가 이명박 정부 때 근무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영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연관된 인사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11월 7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총영사가 창립발기인으로 만들었던 '포럼 2020'(현재 이름 '포럼 더 나은 미래')에 김건희 전 대표가 예술지원팀장을 맡으면서 관여했었다고 주장했다.

▲ 지난해 11월 7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주장한 김의환 총영사와 김건희 영부인 간 관계. 한 의원에 따르면 김 총영사가 창립발기인으로 있는 '포럼 2020' (현재 이름 '더 나은 미래')에 김건희 영부인이 예술지원팀장으로, 이기정 비서관은 홍보기획팀장으로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조태열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핵무장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선택지에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무장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뉘앙스로 해석됐다.

조 장관은 자체 핵무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거나 전술적 핵 배치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지적에 "(핵무장과 같은)'플랜B'를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반드시 오프 더 테이블(off the table, 논외)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냐는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의 질문에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이라며 "동맹인 미국의 동의와 신뢰 지지가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측도 핵 무장이 논외인 것은 아니라는 조 장관의 입장을 인식하고 있느냐는 홍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어떤 나라든 자기의 주권과 안보를 위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핵 무장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라고 답했다.

핵무장과 관련해 일말의 가능성도 배제하는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장래 문제에 대해 제가 언급하긴 적절하지 않다"며 "확장억제 강화가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는 부동산 사업가 애니 첸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에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고문으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태영호 사무처장이 해당 센터에 고문으로 올라와있다고 지적했는데, 태 사무처장은 "최근에 알게 됐다"며 본인이 고문으로 올라가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인데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태 사무처장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애니 챈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평통 운영위원회의 50명 운영위원 중 한 명으로 위촉됐고, 역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신설된 글로벌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의원은 부정선거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인물인데 민주평통에서 맡고 있는 직위에서 해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태 사무처장은 "해촉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부정선거와 함께 계엄 선포의 주요 근거로 들고 있는 중국 개입설과 관련해서도 외교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친중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중국에 의한 선거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외교부가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해당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중국이 액션에 취하는 것에 따라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양국은 (이러한 주장들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하자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답했다.

차 의원은 한 국가의 수반인 윤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므로 수정이 필요하다며, 그대로 유통되도록 두면 안되지 않냐고 재차 따졌지만 조 장관은 "제가 그걸 어떻게 수정하나"라며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행을 희망한다는 지난 19일 <조선일보>의 기사와 관련, 이 포로들의 한국행 자유 의사가 직접 확인된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위성락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대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의사 표시는 있었는데 확정적으로 (한국에) 오겠다는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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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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