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한 최후변론을 놓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 주류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호소력 있다"(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진정성이 보였다"(홍준표 대구시장), "적절했다"(나경원 의원) 등 호평을 쏟아냈다.
반면 당내 비주류에서는 "승복·통합의 메시지가 없었다"(안철수 의원), "제왕적 사고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김상욱 의원)는 등 비판이 나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어제 최후변론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우리 국민들께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평가한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나 국민들께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해주시길 바라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헌재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은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관련 기사 : 尹 최후진술도 '계엄 변명') 또 한편으로는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관련 기사 : 尹의 뜬금 선언 "복귀하면 개헌 추진")
권 위원장은 계엄에 대한 사과나 국민통합 관련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계엄과 관련해선 여러 분들에게 어려움을 준 부분에 대해 사과하셨다", "국민들에 대한 사과는 이미 여러차례 하신 걸로 안다"면서 "한 시간 남짓 되는 최후변론 중에 모든 걸 다 담을 수는 없지만 헌법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셨으니까 구체적으로 통합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해서 문제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에는 "이미 변호인단을 통해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내신 걸로 안다"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론을 재차 언급한 데 대해서는 "그건 깊이 생각을 안 해봤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시는 만큼 얘기하셨을 것"이리고 답을 피했다.
권 위원장은 또 "'개헌',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부분에 관심들이 많으실 텐데, 본인이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과업이개헌을 통해 정치 시스템을 고칠 필요라고 생각하셔서 최후변론에 담으신 것 같다"며 "저희로서는 대통령께서 그런 얘기를 하신 게 아주 옳은 말씀이라 생각하고, 대통령도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성을 갖고 얘기하셨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같은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통령 최후진술과 변론 전 과정을 살펴보면 수미상관, 처음과 끝을 관통하면서 논리적 일관성을 갖췄다"며 "변론이 헌법재판 결론에 잘 반영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쓴 글에서 "어제 최종진술 중 늦었지만 대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홍 시장은 전날 밤 쓴 글에서도 "진정성이 엿보였다. 계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이번 계엄은 불법은 아니나 부적절했다는 제 생각과 뜻이 일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에서 탄핵 기각이 될 수 있는 최종진술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최후진술은 국민들께서 대통령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진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굉장히 적절한 메시지였다"고 했다. 나 의원도 전날 SNS에 쓴 글에서 "이제 계엄을 이유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의 고뇌에 찬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헀다.
탄핵 찬성파, 비주류는 비판…김상욱 "제왕적 사고 못 벗어나"
반면 탄핵 찬성파에 속하는 예비주자들은 비판적인 인식을 시사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 대통령은 헌재의 어떤 결정에도 따른다는 뜻과 승복(의사)을 밝히지 않았다"며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강력한 통합, 화해의 메시지를 기대했으나 없었다"고 아쉬음을 표했다.
안 의원은 "12.3비상계엄과 탄핵재판을 거치며 대한민국은 내외적으로 극심한 혼돈과 백척간두의 위기"라며 "민주주의 역사와 국민을 돌아보고 예정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더 이상 혼란은 안 된다. 국가적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쓴 글에서 "대통령 최후진술을 끝으로 변론은 종결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만이 남았다"며 "대통령과 국회, 우리 모두는 어떠한 결정이 나오더라도 승복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으로 나아가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언급했다.
당내 대표적 탄핵 찬성파 의원인 김상욱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용을 보고 사실 좀 많이 아쉬웠다"며 "마지막 기대했던 것이 사회 갈등을 봉합하는 것, 그리고 본인의 진지한 반성과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는 없었고 거의 대부분 야당 탓 또는 본인에 대한 변명, 또 본인 지지자들에 대한 결집 이야기, 또 나아가서 헌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도 하셨던데 그건 본인이 하실 얘기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럼 대통령 복귀하면 헌법을 어떻게 개정하겠다는 거냐. 본인이 더 독재하는 쪽으로 개정하겠다는 거냐"라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이 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개혁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이 분이 아직도 제왕적 사고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시구나 하는 참담함을 느꼈다"고 한탄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라디오 진행자가 '진술 앞부분에서 국민을 향해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하기는 했다'고 지적하자 "형식적인 사과가 있고 미래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고 진지한 반성을 하는 사과가 있다"며 "어제 내용과 태도에서 그런(진지한)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말만 가지고 진짜 사과인 것처럼 꾸며가는 것도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재차 매섭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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