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태균 의혹' 윤석열·김건희 소환 처음부터 다시 결정"

12.3 사태 국회 국정조사 마지막 청문회…국민의힘, 또 '공수처 때리기'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가 이른바 '영장 쇼핑'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여론 공세에 나섰다. 이날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겨냥한 공세를 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은 지난 1월 15일 오전 집행됐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장이 허위공문서작성·(동)행사죄의 기수에 이미 이르렀다고 본다"며 오 처장을 피의자 취급했고,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대통령은) 재직 중에 소추받지 않는데 직권남용으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했다"며 "앞으로 모든 대통령이 수사받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작년 12월 6일 윤 대통령을 포함한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에 대해 통신조회 영장 등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기각된 이후,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청구한 것은 '영장 쇼핑'이라는 주장을 새삼 되풀이했다.

오 처장은 그러나 "관할의 문제는 형사소성법의 적용 문제"라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오 처장은 오히려 "법원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오 처장은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 "(중앙지법에서) 기각되고 서부지법으로 간 게 아니다"라며 "범죄지와 피의자 소재지가 전부 다 서부지법 소속이었다.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중앙지법에 청구했으면 관할권 존부에 대해 판사가 많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일축했다.

중앙지법에 통신조회 압수수색을 신청했을 때 윤 대통령이 피의자 명단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당시에는 여러 피의자 중 한 명이었을 뿐이고, 윤 대통령 신변에 대한 사항은 물론 압수수색 대상지로 대통령실을 적시하지도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미 한 달여 전에 집행됐고, 한동안 언급되지도 않았던 윤 대통령 체포영장 관할 법원 문제를 여당에서 다시 들고나온 것은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 등의 일정에 맞춰 윤 대통령 지지 여론을 결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이른바 '영장 쇼핑'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른바 '명태균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여론전에 맞불을 놨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이진동 대검 차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수사팀이 원한다면 윤석열·김건희에 대해 소환조사를 할 것이냐"고 물어 이 차장으로부터 "아직 검토된 바 없고 '소환하겠다', '안 하겠다' 결정된 바 없다. 처음부터 다시 결정할 예정"이라는 답을 이끌어냈다.

이 차장은 지난해 11월 창원지검 명태균 수사팀 검사 8명이 윤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수사 필요성을 담은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연서명을 한 일에 대해 "수사보고서에 검사 여러 명이 연명한 것은 흔치 않다"며 "수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도 김건희 전 대표가 비상계엄과 관련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알려진 데 대해 "김건희 여사가 조 원장에게 '국정원 경남지부장이 명태균을 감시하라'는 지시 등을 요청했을 수 있다. 비화폰 통화 기록을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차장은 이에 대해 "저희도 최근에 안 사실"이라며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야당 주도로 발부됐다. 이 사안은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10명,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한편 이날 청문회 초반부에는 청문위원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윤석열 참수'라는 글자가 적힌 망나니 칼 모형을 들고 사진을 찍은 데 대한 여당 측의 항의가 있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아무리 의견을 달리해도 최소한 도리는 있다. 극단적 표현을 새긴 도검 모형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은 너무 지나치고 과한 행위"라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그 사진은 집회 현장에 나갔을 때 지지자 20~30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어준 것인데, 도검(모형)에 있는 글자를 일일이 확인 못 했다. 제 불찰"이라고 인정하며 "저는 파면이 필요하다고 연설한 바도 있지만 무슨 참수니 이런 단어는 써본 적이 없다. 너무 확대해석해서 제가 그런 주장을 옹호했다고 하는 공세를 하는데, 극단적 단어들은 저도 늘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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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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