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도 "우리가 보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잘못하다간 진보 완전히 없애버리는 효과…진보영역 구축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도 보수' 선언으로 당 안팎으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1기 이재명 지도부' 출신인 옛 친문계 고민정 의원이 "'중도 개혁'정도까지는 받아들여지는데, '우리가 보수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부분은 사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표했다.

고 의원은 2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최근 TV·유튜브 등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민주당은 중도 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 "국민의힘이 보수냐.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그 마음은 뭔지 알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비판을 쏟아내며 논란이 일었는데, 지난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고 의원까지 가세하고 나선 것. (☞관련 기사 : 이재명 '보수 선언'에 민주당 발칵…김경수·김부겸 등 줄비판)

고 의원은 "우리가 진보정당이냐는 것에 대한 비판적 해석이신 건데, 거기에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중도보수라는 선언은) 자칫 잘못하다간 진보 섹터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효과를 의도치 않게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민주당이 중도 보수 쪽으로 확 쏠려버렸을 때 진보 영역이 살아남느냐, 그런 현실도 같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 영역이 지금 많이 쪼그라든 게 사실이지 않느냐. 정의당도 예전만큼 규모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고 진보당도 그렇고"라고 설명하며 "그러면 민주당이 그 섹터를, 진보에서부터 중도 보수까지 다 감당해야 된다면, 우리 당 내에서 진보 영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당내당 수준으로 굉장히 강하게 표출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진보 영역이 어느 정도 구축됐다'는 게 확인이 돼야 (민주당이) 중도로 가든 보수로 가든 이것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실을 파악하는 것과 우리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가야 된다는 것은 좀 분리해서 봐야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즉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중도보수 포지션에 놓여 있다거나 그 포지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과, 당의 '지향'이 진보적이야 한다는 것은 별개라는 지적이다.

고 의원은 "생산적인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고, 진보 진영의 구축을 위해서 당 내부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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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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