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양곡법 거부권 규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몰고 상경하다 서울 남태령에서 시위를 벌인 전국농민회총연맹 간부들이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하원오 전농 의장은 19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신고에 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하 의장 등은 지난해 12월 트랙터와 화물차 등을 몰고 윤석열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에 진입하려다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 근처에서 경찰과 28시간가량 대치하며 밤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하 의장 등이 남태령 고개 일대를 불법 점거해 집시법을 위반했다며 수사를 벌여왔다.
하 의장은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피의자 신분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아직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은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오늘 조사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하 의장은 "지금 파악되기로는 한 6~7명 이상 (출석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저희들 빼고. 특히 (김재연) 진보당 대표한테까지 집시법 위반으로 소환장이 날아간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집시법 어떤 조항을 위반했다라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걸 저희들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저희가 남태령 고개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수방사 앞 도로를 경찰버스로 전면 차단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한 것도, 아마 교통체증을 유발한 것도 다름 아닌 경찰"이라며 "그렇다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니냐. 저희도 예측하지 못했던 남태령 집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원래는) 한남동으로 진입 하려고 집회 신고를, 행진 통로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에 크게 교통체증을 유발한다고 (경찰이) 이야기하지만 저희들은 알다시피 지역에서 올라올 때 차선 하나를 가지고 대부분 지역에서는 경찰이 호위를 해줬다"며 남태령에서 경찰버스에 의해 행진이 막히기 전까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랙터의 도로 주행도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지금도 강원도에서는 어저께까지도 대관령 넘어서 강원도 전역을 돌고 대관령으로 넘어서 강릉으로 간 걸로 알고 있다"며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전부 차선 열어서 행렬이 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나 그쪽에서 농민들이 올라오는 걸 극도로 혐오하거나 싫어했겠지 않나 싶다"고 추측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트랙터 시위대를 겨냥해 '난동세력은 몽둥이가 답'이라고 한 데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이해를 못하겠고, 법원에서 난동한 폭도들, 헌법재판소를 공격하고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세력들과 그걸 부추기는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윤상현 의원 같은 분 아니겠느냐"고 역으로 비판했다.
그는 "농업 문제가 심각하다. 윤석열 정부 때도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해왔고 한덕수 총리가 들어서서도 국회에서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등 농민4법을 계속해서 거부를 해왔다"며 "농민들이 쌀값이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지고 힘들기도 한데 그런 걸 지켜줄 법안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배제를 하기 때문에 저희들은 거기에 대한 항의 표시로 쌀값을 보장하라, 농산물 가격 보장하라는 뜻으로 트랙터를 몰고 행진한 것"이라고 트랙터 상경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여태까지 많이 도와주신 분들이 많고 남태령에서도 함께했던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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