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크라 빼고…"미·러 수일 내 사우디서 종전 협상"

유럽, 이르면 17일 긴급 정상회의…젤렌스키 "미국 지원 시절 끝났다·유럽군 만들어야"

복수의 외신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수일 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담에서 유럽은 배제될 전망이고 우크라이나의 참석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유럽은 관련해 긴급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미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은 복수의 미 정부 고위 당국자 등을 인용해 며칠 안에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2022년 2월부터 거의 3년간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이 "즉시" 시작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뒤다.

외신들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사우디로 향하는 미국 협상팀엔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러 국영 <타스> 통신은 러 외교부를 인용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교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통화해 양쪽이 우크라이나, 중동 문제 등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상호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양쪽이 "러·미 정상회담 준비를 포함해 정기적 접촉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관련해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 루비오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종전 협상에서 지금까지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은 배제될 전망이다. <로이터>를 보면 15일 키스 켈로그 트럼프 정부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이 휴전 협상에 참여할 전망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협상) 테이블에 미국이 유럽을 필요로 한다는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 항상 그래왔었단 이유로 유럽을 지원하던 시절은 끝났다"며 "(자체적) 유럽 군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에서 열릴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 종전 협상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조차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15일 <뉴욕타임스>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이번 회담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를 우크라이나가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봤다. <로이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우디에서 열릴 회담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물론 그럴 것"이고 "그들은 협상의 일부"라고 밝힌 바 있다.

종전 협상에서 유럽이 배제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유럽 정상들은 이르면 17일 긴급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도로 소집된 이 회의에서 우크라 평화 회담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시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유럽이 취해야 할 입장, 나토 혹은 일부 유럽 군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할 방법 등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관련해 "이는 우리 국가 안보에 있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유럽을 협상에선 배제할 전망이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안보 보장은 계속해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문서에 정통한 4명의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유럽 각국에 종전을 위한 안보 보장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 평화 유지군, 안보 협정에 대한 자세한 제안을 요구하는 문서를 이번 주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15일 관련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에 (우크라 안보 보장을 위해)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 질문지가 유럽 주도의 안보 조치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자세한 제안과 구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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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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