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행번방' 쓰지 말라…성범죄 정치적 도구로 활용 역겨워"

"탄핵 반대 위해 무리한 수단 끌어다 써"…국민의힘, '文 사진 조작' 알려지자 논평 수정

극우세력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불법 음란물 공유 방관 및 동조 의혹을 제기하며 'N번방' 사건에 빗댄 '행번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가운데, N번방 사건을 알렸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행번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잘못된 명칭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성착취물 공유와 시청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뻔히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이 역겹다"며 "부르기 편한 이름을 붙이기 전에, N번방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문 권한대행을 비난하는 극우세력에게 "당신들은 성착취물 공유라는 범죄를 문제 삼고 있는가. 아니면 윤석열 탄핵 반대를 위해 무리하게 모든 수단을 끌어다 쓰는 것인가"라며 "N번방 사건이 터졌을 때 당신들은 이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분노했는가. 지난해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될 때, 지금처럼 격렬하게 목소리를 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청소년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범죄의 본질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명칭과 정치적 공세가 아니라 피해자 고통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 30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완주 무소속 의원 재판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문 권한대행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문 온라인 카페에서 불법 음란물이 공유되는 상황을 방관 및 동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해당 의혹을 N번방 사건에 빗대 '행번방 사건'이라고 부르며 문 대행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문 대행을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려 2000여 건의 불법 음란물이 유통되는 현장을 방관했다는 이른바 행번방 논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현직 대통령 탄핵심리를 이런 정도의 불법 여부와 사회적 충격파도 분별못하는 변태적 이중인격자에게 맡길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휘 의원도 "아동 성 음란물을 관람하고 거기에 댓글을 달았다"며 문 대행 등에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형배 재판관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문카페에 음란물 2000여 건이 불법 게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문 재판관이 이를 인지하고도 묵인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면서, 문 대행이 직접 음란물에 댓글을 달았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문 대행이 불법 음란물에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진 사진은 합성물로 파악됐다. 박 대변인은 결국 "조작 사진인지 인지하지 못했다"며 논평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문 권한대행은 헌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해당 카페는 동창 카페로서 경찰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주길 바란다"며 "카페 해킹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바란다"고 했다. 경찰은 해당 카페에 대한 신고를 접수받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관해 수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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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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