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여당 지도부 尹 면회에 "왕 뵈러 가는 느낌"

"국민의힘, 민주주의 보수정당이어야 하는데 왕당파처럼 느껴져 답답"

국민의힘 지도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을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면회한 데 대해, 여당 내 소신파 김상욱 의원이 "당을 이끌고 계신 '투톱'이 함께 같은 날 설 인사하러 갔다? 왕 뵈러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면회 일정에 대해 '개인 차원', '인간적 도리'라고 주장한 일과 관련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시는지가 중요하고, 우리 당 내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공인이고, 대표자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개인의 행동도 개인의 행동으로 해석될 수가 없다"며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행동이다'라고 얘기해 버리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의 윤 대통령 면회에 대해 "민주주의 보수정당이어야 하는데 왕당파처럼 느껴져서 좀 답답한 마음이었다"며 "거기서 윤 대통령께서 무슨 말씀을 하면 그게 또 전달이 되고 '어떤 말씀을 하셨다'고 내려올 것이다. 그게 마치 지침처럼 될 것이고, 당의 리더가 그렇게 움직이면 당의 분위기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정치하면서 계속 이 질문을 가지고 있다. '정치를 왜 하는가?' 정치를 나 때문에, 내가 이익 보기 위해서, 또는 우리 당이 이익 보기 위해서 한다? 저는 잘못됐다고 본다"면서 "사회 갈등을 유발해서 그 갈등에서 지지세를 결집하고 그걸 통해서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정치는 나쁜 정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는 데 대해 "여론의 지지율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잘못된 지지율",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진영논리를 강화해서 지지율을 올리는 건 나쁜 지지율"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설혹 그걸 통해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길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라며 "왜냐하면 국가가 무너질 수 있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절연해야 된다"고 재강조하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감싸고 있는 당내 일각을 겨냥해 "입장 바꿔서 그러면 만약에 민주당이 민주당 정권에서 비상계엄 하는 것도 괜찮은가? 아니지 않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또 윤 대통령과 일부 보수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그는 "부정선거 관련해서 130건이 넘는 재판들이 있었는데 다 '문제없다'고 나왔고, 대법원 판례도 나와 있는 상태"라며 "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다 윤 대통령께서 임명하시고 지휘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관들이었고 본인이 검찰총장 출신이다. 문제가 있으면 고발하면 되고 수사하면 되는데, 고발을 해도 수사를 해도 재판을 해도 문제되는 게 없으니까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되묻고 싶다. 그 많은 검찰, 경찰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동원됐던, 공정선거를 위해 희생하신 그 많은 공무원들과 참관인들은 그러면 뭐 했다는 얘기인가"라고 꼬집어 물었다.

그는 나아가 "선거는 지고 나면 누구나 납득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득하는 게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선거의 절차적 하자로 자꾸 이의를 달게 되면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첫째 선거제도, 두 번째 법치, 셋째 민의 반영"이라며 "선거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무결점의 선거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옛날에도 선거가 있었지만 옛날에는 결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대 아테네 선거가 무결점이었겠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복하는 것이다. 왜? 공동체가 다 무너지면 안 되니까"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지 않느냐"며 "앨 고어가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 투표용지 논란) 따져보면 따져볼 수 있지만 미국의 통합을 위해 접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진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오른쪽)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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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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