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피해자 3배…234명 성착취 '목사방' 총책 검찰 송치

피해자 중 159명 미성년자…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에 자료 제공한 첫 사례

10대 청소년 등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목사방' 조직원 14명이 전원 검거됐다. 이 가운데 목사방 총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목사방 총책 A(33) 씨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경찰서를 나선 A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A 씨는 2020년 5월 텔레그램 단체채팅방 '자경단'을 만들고 피해자 234명(남성 84명·여성 154명)을 상대로 올해 1월까지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 성폭행, 불법촬영, 협박 등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 미성년자는 159명(남성 57명·여성 102명)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는 지난 2019년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3배가 넘는다. 박사방 총책 조주빈은 당시 1년에 걸쳐 총 73명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가했다. 이들이 제작한 성착취물은 총 1546개, 실제 유포된 영상물 수는 427건이다. 성착취물 중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만 1004개에 달한다.

A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약점을 확보한 뒤 신상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그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1시간마다 일상을 보고하고 반성문을 작성케 했으며, 벌을 준다는 명목으로 나체 촬영을 강요했다. 또한 '남자와 성관계를 해야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미성년자 10명을 성폭행하고 촬영하기도 했다.

A 씨는 스스로를 '목사'라고 부르며 성착취에 동참하는 일당들에게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등의 계급을 부여했다. 지난 17일 경찰이 검거한 일당 14명 중에는 15세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6명 등 10대 미성년자 11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2023년 12월부터 전국 60여건의 피해 신고를 받고 자경단을 추적하기 시작했으나 텔레그램의 비협조 등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가해자들은 위장수사하는 경찰에게 "수사과 아재들 나 잡을 수 있느냐" "헛고생하지 말고 푹 쉬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지난해 8월 최고경영자 파벨 두로프가 범죄 방치 등의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태도를 바꿔 같은 해 9월 한국 경찰에 목사방 범죄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의 수사 자료 요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범행 자료를 근거로 이달 15일 A 씨를 경기 성남시 집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A 씨는 자신의 통제와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시험하다 선을 넘어버렸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 소유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이버성폭력 범죄집단 자칭 '자경단'의 총책 A씨가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동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2020년 5월 '자경단' 만들어 미성년자 159명을 포함해 남녀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협박과 심리적 지배 등을 통해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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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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