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 '김상욱 때리기' 점입가경…권영세 "김대식 부적절"

김대식 "김상욱 정치 잘못 배워"…김상욱 "보수 훼손 윤석열과 절연해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상욱 의원을 겨냥한 비난이 분출하는 등 탄핵·특검 국면에 당론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소장파에 대한 당 주류의 압박이 절정에 이르렀다. 당 원내수석대변인인 김대식 의원이 김상욱 의원을 향해 "정치를 잘못 배웠다", "형님이라 부르지 마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자, 당 대표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자제를 요청하고 나선 상황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의총에서 있었던 김대식 의원의 발언들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식의 어제 김대식 의원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전날 의총에선 김상욱 의원이 "당이 계엄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춰서는 안 된다"며 내란특검법 자체 수정안 발의를 주장하자, 김대식 의원이 "우리가 전두환 추종세력인가. 우리가 히틀러, 김상욱은 유대인인가"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식 의원은 이 과정에서 "당이 정한 당론을 따르는 게 당인"이라며 "김상욱 의원은 정치를 잘못 배웠다. 앞으로 나한테 '형님'이라고 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정성국 의원이 "인신 모독"이라며 항의하고, 고동진·한지아 의원 등도 항의 차원으로 의총장에서 퇴장하는 등 친한계 인사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역시 의총 도중 회의장을 떠난 김상욱 의원은 당일 기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탈당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생각이 다르면 같이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당시 의총장 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먼저 나서서 특검도 제안하고 우리가 먼저 나서서 탄핵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라는 문제 제기를 했었다"며 "그 이후에 생각이 다르신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말씀을 주셨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아무래도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의원님들도 많이 계시다", "비상계엄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시고 하다"고 최근 당내 여론을 설명했다.

실제 전날 의총에선 "비상계엄 선포 자체로 위법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송언석 의원), "윤 대통령이 오죽하면 그랬겠냐"(박상웅 의원) 등의 발언이 나왔다고 알려졌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지지율 결집 현상에 힘입어 국민의힘 내 친윤 결집도 더욱 강화됐고, 이에 친한계 및 소장파에 대한 압박 수위도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선배님들이 (김 의원 본인에 대해) 그렇게 반응하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바람이 있다면 제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또 우리가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는 정통보수가 되어야 한다",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 윤석열 대통령과는 빨리 절연하고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란특검법 찬성 입장을 견지한 이유에 대해 "비상계엄은 기본적으로 계엄 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반헌법적이다", "제 생각으로 명백한 내란이다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내란 수사는 또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 된다. 헌정 질서 회복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계엄은 반드시 해제해야 하고 또 그런 계엄을 한 대통령을 그 자리에 둘 수 없으니 탄핵은 반드시 논리적 귀결"이라며 "계엄을 반대하는데 탄핵도 반대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재차 탄핵 찬성 입장을 강조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며 탄핵·특검 등에 대해 찬성 입장을 피력해온 조경태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은 격론이라기보다는 소위 말해서 친윤이라는 세력들, 또 탄핵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목소리가 좀 많이 컸다"며 "저는 그분들이 비상계엄을 마치 옹호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전날 의총의 분위기를 평했다.

조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 있었던 김상욱 의원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비난 행보에 대해서는 "어제 그런 어떤 소란을 피운 그런 부분들, 그런 부분들은 저는 요즘에 유치원생들도 그렇게 좀 수준 낮게 안 하잖나"라며 "상대를 좀 인정하고 민주 정당이라면 상대를 인정하면서 가야 된다"고 비판했다.

소란의 계기가 된 내란특검법 자체수정안 발의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국민의힘 수정안과 민주당안을 비교했을 때) 외환죄를 빼면 거의 70~80%는 서로 의견이 일치한다"며 "합의해서 처리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걸 반대하는 세력들은 저는 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부정한 12.3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의 순장조가 되지 않으려면 국민의 뜻을 따라가야 된다"고도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민주당안이냐 국민의힘안이냐와 상관 없이 특검을 해선 안 된다'는 반대의견을 피력한 데 대해선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특검을 반대하겠다면) 대통령이 저질렀던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이 잘했다는 말인지, 그 부분부터 본인들이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다만 지도부에선 일부 의원들의 극단적인 발언엔 선을 그으면서도, 탄핵·특검 반대 등 당론에 대해서는 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제기한 김상욱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합당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김상훈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8일 권 원내대표가 김상욱 의원의 탈당을 요구한 데 대해 "(김 의원이) 당론에 반대되는 선택을 시종일관해 온 바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으면 굳이 국민의힘에서 정치 활동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탈당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정치 활동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는 그런 차원으로 이해를 하시면 될 것"이라며 "당내에서는 그런 연장선상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김 의원도 많이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라며 "국회의원의 정치 행동을 당론이라는 이유로 강압할 수도 없지만 개인 의원의 소신을 존중해야 되지만 그래도 전체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계속 반대를 해 온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평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