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대표이사가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였으나 항공사 측과의 소통부재와 책임회피 등을 두고 유가족들은 거친 항의를 쏟아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31일 사고 현장인 무안공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죄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 제가 무슨 말을 드리겠는가"라며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수습 대책을 두고 "(유가족) 대표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김 대표의 설명에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유가족은 "항공기 조사가 11개월 걸린다고 하는데, 벌써 항공기에 결함이 없다고 단정지어서 (제주항공은) 브리핑을 했다"며 "아직 항공조사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대표는 결함이 없다고 확신하면서 말을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다른 유가족은 "부모님 두 분 중 아버지만 (시신을) 찾았고, 어머니는 못 찾았다"며 "그런데 미확인자 명단에도 어머니 이름이 없다. 이것이 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다른 유가족은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는 분들"이라며 "생계를 팽개치고 (여기에 있는데 진상조사 등이) 하루 이틀 걸릴 일도 아니다"라며 "당장 생계가 필요한 분들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이배 대표는 '결함이 없다'라고 브리핑한 것 관련해서는 "사전에 결함 보고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 사전에 보고된 게 없다는 답변이었다"며 "그것이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면 명확하게 바로 잡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정부기관에서 조사하기에 우리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의 모든 접근권한이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니라 정부에 있다. 그래서 우리도 답변하기가 조심스럽다. 분명한 것은 어떤 추정도 할 수 없고, 이후 결과는 정부 조사기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탑승자 명단이 누락된 점 관련해서는 "착오가 있었는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유가족들의 생계 문제 관련해서도 "지원금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 하루빨리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무엇을 해도 위로가 되겠냐만은 회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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