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계엄·탄핵 사과"에…野 "위장 사과, 국민 염장질러"

최재성 "탄핵에 대해 뭘 사과? 황당"…與친한계 "적극지지층 저항 고심" 일단 방어

권영세 신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0일 서면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한 데 대해 야당에서 날선 비판이 나왔다.

4선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3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비대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계엄에 대해서, 불법·위헌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망할 정도로 국민의힘이 황당하게 대처를 하고 있다"며 "탄핵에 대해서 사과? 탄핵에 대해서 뭘 사과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최 전 의원은 "국회에서 탄핵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했다(는 것이냐)"라며 "그 다음 '광화문에 추운 날씨에 나온 국민들을 보고 가슴아팠다' 이건 윤 대통령 탄핵하라고 얘기하는 국민들을 향해 한 얘기가 아니고 탄핵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해서 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권 비대위원장이 '사과'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사과를 위장한, 사실상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호도하고 국민들의 염장을 지르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앞으로 국민의힘이 우리 사회의 가장 극단적인 오른쪽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같은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계엄 관련 사과를 한 부분은 일면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장은 다만 "사실 권영세 위원장뿐 아니고 국민의힘 전체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 표결에 참석을 안 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 친한계는 일단은 전날 사과에 대해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여론조사가 일관적으로 75%는 탄핵 찬성, 20%는 반대이지 않느냐"며 "75% 국민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읽어야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당을 지금까지 지지해주고 마지막까지 붙잡아주셨던 20%의 마음도 놓칠 수 없다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까 지도부에서 이 부분을 아예 접어버리고 국민 여론, 국민들의 바람 쪽으로 발언을 계속하다 보면 우리의 적극적 지지층에서 저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고심하지 않으셨나, 저는 그렇게 한번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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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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