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습니다. 반성하고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선캠프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지역구에 내건 현수막 문구다. 김 위원장은 23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주 당에서 현수막 게첩 공문이 내려왔는데 문구는 조금 다른 거였다"며 "그래서 고민을 하고 당협 분들하고 상의를 해서 저렇게 내용을 잡아 지난주에 게첩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구에서) 반응이 잘했다는 분도 계시고 또 항의하는 분도 계시더라"며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에 대해서 지지하는 분들도 있고 부정선거를 믿는 분도 있더라. 그래서 제가 저걸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저한테 그런 항의하시는 분들은 제발 우리 당에 남아 있지 말고 자유통일당으로 가시라. 왜 당 정체성에 안 맞게 계시느냐. 거기가 부정선거 믿는 데고 계엄 적극 지지하는 데니까 (가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SNS에 쓴 글에서 "잘못은 윤 대통령이 했지만 잘못했다고 사과는 김근식이 해야 하는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더 나쁜 건, 우리 당이 이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 반대 의원이 당 주류이고 이들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윤 대통령을 비호하고 '배신자 색출' 운운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디까지 폭망하려는 건지 답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도 "현수막 보고 항의하는 분,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분들, 계엄을 정당화하고 탄핵 기각을 확신하며 부정선거 괴담을 믿는 분은 제발 우리 당 남아계시지 말고 전광훈당으로 가시라"고 하며 "그 분들이 결국 우리 당을 극우괴담 정당으로 오염시키고 영영 수도권에서 패배하는 정당, 국민들에게 버림받은 정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이라도 중심을 잡고 극우 부정선거 당에서 벗어나 윤석열을 분리해내고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러나) 당 주류는 극우 강성당원들 뒤에 숨어 눈치보고, 강성당원들은 계속 당을 오염시키고 있으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12.3 계엄사태 핵심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무속 관련 활동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참 참담한 심정"이라며 "왜 우리 대통령 주변에, 그리고 김건희 여사 주변에 이른바 무속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지…"라고 혀를 찼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올해 운이 좋으니까 해도 된다'라고 했다면 비슷하게 떠오르는 게 최근 천공이라는 사람이 '윤 대통령 운이 좋으니까 다시 돌아올 거다, 걱정하지 말아라'거 했다는 것"이라며 "나라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이 만약 무속에 일정 정도 의존했다면 참 창피한 일이고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만에 하나 정말 비상계엄 결정 과정에 그런 게 있었다고 한다면 정말 좀 저희로서는 참담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권한행사 범위 관련 논쟁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면 똑같은 논리와 명분으로 헌법재판관 임명하는 게 맞다. 두 개를 같이하면 같이하고 같이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이건 하고 저건 안 하면 되겠느냐"고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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