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넥슨 집게손 억지 논란' 규탄에 벌금 100만원 선고 받아

넥슨 아닌 개인이 미신고 집회로 고발…민우회 "정식재판 청구할 것"

여성 작업자를 향한 집단 괴롭힘을 규탄하기 위해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한국여성민우회가 미신고 집회로 고발당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졸렬한 백래시를 넘어 더욱 거센 페미니즘 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정식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18일 민우회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청은 지난 12일 최진협 민우회 상임대표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의 양식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28일 민우회가 게임업계 사상검증을 규탄하며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이 미리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라는 이유다.

당시 디시인사이드 등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넥슨이 운영하는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 속 여성 캐릭터의 손가락 모양을 지적하며 '페미니스트인 애니메이터가 남성을 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영상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업체 소속 애니메이터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뒤져 페미니즘 관련 게시물을 올린 A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A 씨의 이름, 사진, SNS, 카카오톡 등을 공개하고 '한강에 빠져 죽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집단 린치를 가했다. X(옛 트위터)에서는 A 씨의 부모까지 거론하며 살해 협박 및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을 보내는 이용자도 있었다.

민우회는 A 씨에게 가해진 집단 괴롭힘과 더불어 게임업계에서 반복되는 억지 논란을 규탄한다며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이 기자회견을 지켜본 한 남성은 민우회 기자회견은 미리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라며 민우회를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민우회는 당시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판단하고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통상 짧은 시간 이뤄지는 기자회견은 집회와 달리 신고를 하지 않아도 열 수 있었으며, 기자회견 전날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인터넷 게시물이 올라와 경찰의 협조를 받으며 진행했는데 사후 고발이 이뤄져 황당하다"고 했다.

이에 민우회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음'을 이유로 정식재판 청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민우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정당한 활동을 위법행위로 고발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반페미니스트들의 행동은 명백한 페미니즘 백래시"라며 "긴박하게 시일을 다투며 특정 사안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집시법 위반으로 몰아가는 것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발언 행위를 위축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진행된 이 악의적 고발의 의미를 사법부에 규명해낼 것"이라며 우리는 페미니즘에 대한 비겁한 공격을 넘어설 것이고, 더 거세고 힘찬 페미니즘 운동을 추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가락 모양으로 남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메이플스토리 여성 캐릭터 홍보 영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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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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