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후에야…바이든, 한덕수와 통화 "한국 민주주의 신뢰"

韓, 바이든에 "앞으로 모든 국정이 철저히 헌법·법률 따를 것" 설명 눈길

12.3 비상계엄 사태로 흔들리는 듯했던 미국과의 관계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한국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국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며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변함없다"고 비로소 말했다.

미국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을 무기한 연기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주 방일 계기에 방한도 추진했다가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앞서 토니 블링컨 장관이 "비상계엄령 철회 발표를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커트 캠벨 부장관도 비상계엄 선포는 "심각한 오판(badly misjudged)","매우 불법적(deeply illegitimate)"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이례적으로 비판하며 미국이 이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 NSC도 미국이 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우려스럽다(concerning)"고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러나 14일 한국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튿날, 시차를 감안하면 거의 바로 한덕수 대행과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를 연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하고,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발전·강화를 위해 한국측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고 한국 총리실은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모든 국정이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한국 내정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것'을 새삼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한 대행은 한국 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며 한미동맹 또한 흔들림없이 계속 유지·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특히 한미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북핵 위협과 북러 간 협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연합방위태세 공고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7시 15분부터 16분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시간으로는 14일 오후 5시 15분부터다.

탄핵소추안이 한국 국회에서 가결된 시점(한국시간 오후 5시)에 워싱턴은 새벽 3시였고, 워싱턴이 아침 9시가 되자 한국이 밤 11시로 심야시간대로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탄핵소추가 이뤄진 직후 한미 정상 통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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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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