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가결되자 도쿄에서도 환호…일본인 "한국인이 승리했다" 축하

500여 명 한인 모여 탄핵 촉구 시위…가결되자 에스파 '넥스트레벨' 부르며 尹 수사 촉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도 환호가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지켜보던 일본인은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축하의 메시지를 건네기도 했다.

14일 일본 수도 도쿄의 중심가 신주쿠에 재일 한인 500여 명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도쿄 윤석열 퇴진집회 추진연합에서 개최한 이날 시위에서 이들은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민주 사회의 세계시민"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 사회 세계 시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란 수괴 윤석열과 그 부역자들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이국의 땅에서 한국에 있는 우리의 동포들의 일상이 무너지는 것을 화면 너머로 보았다. 우리는 이국의 땅에서 한국의 국회에서 국민들의 주권이 유린당하는 것을 화면 너머로 보았다"며 "우리는 이 곳에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모였다. 우리의 외침이 한국에 닿을지 알 수 없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불확실함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모두가 모였다"고 이날 시위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우리를 겨누는 총구가 아군의 것인지, 적군의 것인지 모르는 한국전쟁의 불확실함을 이겨내고 쌓아 올린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흑 같은 유신의 불확실함을 이겨내고 쌓아 올린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우리가 군홧발에 짓밟히고 있는 현실을 아무도 모르는 군사독재의 불확실함을 이겨내고 쌓아 올린 것"이라며 "그리고 우리는 다시 한 번 불확실함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쌓아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박철현 재외국민 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은 "제가 일본에 온 지 24년째 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인 집회는 처음인 것 같다"며 "월드컵 중계 볼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은데 또 와서 보니까 젊으신 분들이 이렇게 준비도 하시고 자발적으로 모여서 했다는 것 자체에 너무 너무 깊은 감동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한국의 윤석열 씨가, 내란범이 어떤 잘못을 하고 왜 오늘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기 모이신 분들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14일 일본 도쿄 중심가 신주쿠에서 한인 500여 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일본 독자 제공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가수 김연자 씨의 아모르파티를 함께 부르며 환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넘어 이제는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그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케이팝 그룹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20대 한국인 여성은 "저는 광주출신이다. 부모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이야기를 들어다. 윤석열 담화듣고 욕이 나왔다. 계엄이 어떻게 2시간짜리 질서유지인가"라며 "내란수괴는 구속하고 동조한 국민힘의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한 50대 일본인 남성은 "탄핵안이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 한국인이 민주주의를 지켰다. 자랑스럽다"며 "윤석열이 탄핵되면 일한 관계가 나빠질 거라고 일본 언론들이 떠드는데,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과 어떻게 상대하느냐. 한국인이 승리했다"고 집회에 나온 한국인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교사였던 일본의 70대 여성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윤 대통령이 했다"며 "어제 신문에서 박근혜가 탄핵소추되었을 때 윤 대통령이 검찰 간부로 수사를 했다고 적혀있었다. 그는 그때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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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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