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통령 복귀 촉구? "尹에 법안 재의요구 행사 요구"

'비상계엄 위헌이냐' 묻자 "헌재가 결정할 것"…탄핵 저지 내심 포기했나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칩거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계엄사태 핵심 관련자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자를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즉 윤 대통령의 국정 일선 복귀를 사실상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법, 국회증언감정법, 양곡관리법, 농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 농업재해대책법, 농업재해보험법 등 6개 법안 개정안은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거대 야당의 일방 폭거로 처리됐고,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정식 요청했다"며 "이 요청은 지금도 유효하다. 6개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했다.

계엄 사태 주모자이며 현재 내란죄 피의자로 적시된 윤 대통령이, 당에 사태 해결 방안을 '일임'하겠다고 한 상태에서 거부권 행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탄핵소추 결정이 나기 전에는 엄연히 법률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건 자명한 사실 아니냐"며 "그래서 (야당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난 후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는 "다른 장관은 몰라도 국방장관은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장관이다. 안보 수장을 공석으로 놔두는 것이 국가 안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방장관만은 빠른 시일 내에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때도 "사임하거나 탄핵소추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군통수권자이고, 그것은 헌법상 원칙이기 때문에 누구도 부인해선 안 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 당선 후 용산과 소통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소통하고 있지 않다. 용산과 소통해야 될 현안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당정 간에 논의할 사항이 있으면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權 "당론은 탄핵 부결, 내일 의총에서 최종 결정"이라면서도…

권 원내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에 대해서는 내일 의총에서 108명의 의원들의 뜻을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며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지만 당론이라는 것은 의원들이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탄핵 반대가 현 당론이며 당론 변경에는 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의총 결정은 투표로 하나 거수로 하나'라는 질문에는 "상세한 부분까지 답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탄핵 반대 당론이 유지되는데 본회의 표결에 찬성해 찬성투표하면 징계를 할 거냐'는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한동훈 당 대표는 의총에서 가결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 말씀을 나눠본 적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없다"고 즉답했다. 그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엔 "그것도 가격을 전제로 한 질문이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탄핵 반대' 당론의 정당성을 따지는 방향에 집중됐다. '비상계엄이 잘못된 것임은 인정한다면서 탄핵에는 반대한다면 잘못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물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대통령은 퇴진을 원하지 않는데 탄핵 가결은 안 된다면 뭘 해야 하는지', '국민 10명 중 7명이 탄핵 찬성이라는데 탄핵이 부결된다면 혼란이 일지 않을지',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으면 다시 일선에 복귀해서 국정운영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맞다고 보는지', '대통령은 탄핵심판에 대비하고 있다는데 당이 왜 탄핵에 반대하는지' 등 질문이 쏟아졌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이 안 되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책임 문제는 어떡하느냐'는 질문에는 "비상계엄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경쟁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 결과를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탄핵도 안 되고 대통령이 자진 하야도 안 한다면 어쩌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수사가 진행 중에 있지 않느냐. 수사 결과가 아마 탄핵(심판) 결과보다 더 빨리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 70%가 찬성하는데 탄핵이 부결되면 혼란이 우려된다'는 질문에는 "대한민국은 굉장히 성숙된 사회다.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사회 혼란이 발생하고 민생이 무너지거나 경제가 붕괴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소추가 안 되면 윤 대통령이 일선에 복귀한다'는 지적에는 "일단 내일 상황을 보고 답변드리는 게 적절하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미리 예상해서 답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받아보겠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대통령은 대통령 입장이 있는 거고 당은 당의 입장에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다. 오로지 당의 위기 수습과 헌정 수호를 위해 판단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비상계엄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국정조사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검찰, 경찰, 공수처에서 경쟁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데 뒤늦게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위헌이냐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비상계엄의 위헌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헌법재판소에서 내리게 돼있다. 우리 당은 이번 계엄 선포가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위헌 여부는 헌재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이처럼 '탄핵 반대' 당론을 방어하면서도 은연중에 탄핵소추안 가결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시사했다. 사석에서 권 원내대표 본인도 '탄핵은 못 막는다'고 말했다는 전언에 대해 그는 "사석에서 만난 지인이 '언론 보도를 보니 그렇지 않느냐' 그래서 '그런 보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정도로 대답한 상황"이라고만 했다.

또 '공개 찬성만 7명이고 익명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도 있는데, 반대 당론을 정한들 별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당론이 결정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론에 충실히 따라달라고 의원님들을 상대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고 제가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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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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