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국무회의, 개의·종료 선언도 없이 '5분'만에 끝

송미령 "尹 머문 시간은 2~3분…국무회의로 보기 어렵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사전에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 소요 시간은 단 5분이었으며, 참석자들의 발언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11일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해 지난 6일 요청한 관련 자료를 회신받았다"며 대통령실의 회신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는 3일 밤 10시 17분에 시작돼 22분에 종료됐다. 안건명은 '비상계엄 선포안'이며,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비상계엄 제안 이유로는 "헌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12월 3일 밤 10시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는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는 비상계엄을 심의하면서도 발언록도 남기지 않고 단 5분만에 끝낸 부실 회의라는 점을 시사한다.

회의 장소는 대통령실 대접견실이었으며 참석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11명이다.

▲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비상계엄 선포·해제' 관련 대통령실 회신 ⓒ행정안전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도 당시 국무회의에 "절차적, 실체적 문제"를 부인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개의 선언 등) 보통 국무회의에서 하는 절차적인 것이 잘 밟아지지는 않았다"면서 "국무위원들의 회의라고 해야 될지 정식 국무회의라고 해야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체적인 수사 과정에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미령 장관은 "10시 10분에서 15분 사이에 (회의장에) 들어갔는데, 회의 시작이 없었다. 대기하는 상태였다"면서 "전혀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무슨 회의를 하는지 물었더니 딱 두 글자를 들었다. 계엄"이라고 했다.

송 장관은 윤 대통령이 회의에 머물렀던 시간은 "2~3분 정도 된 거 같다"면서 "'회의를 마칩니다'라는 선언이 없는 상태에서 잠시 들어왔다가 나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앉아계신 분들이 당황해 하면서 '(윤 대통령이) 어디 간 것이냐'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로 (계엄 선포 방송을) 틀었다. 육성이 흘러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당시 했던 발언에 대해선 "첫마디만 기억 난다. '(계엄을)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국무회의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무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회의는 계엄 선포 소식을 들은 한덕수 총리가 서둘러 소집했으며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계엄 선포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곧바로 자리를 이동해 10시 23분 경 계엄 선포 담화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한편 계엄 해제 국무회의도 4일 오전 4시 27분에서 29분까지 2분간 열렸으며,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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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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