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이재명에 "향후 차분하게 해야" 조언…李 '하트' 보냈다

우상호도 "李 사법리스크 남아있어…아직 불안하다. 50:50"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무죄판결 이후 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당내 중진들로부터는 차분한 대응을 당부하는 등 신중론도 나왔다. 우상호 전 의원은 "아직은 50:50으로 봐야 한다. 선거법 재판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2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5일 무죄판결 이후) 따로 연락은 안 드렸고, 다만 어제 저녁에 '향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니 읽으시고 '하트'를 보내셨더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이 대표에게 당부한 내용에 대해 "'차분하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하자. 사법부를 존중하는 자세를 우리가 견지해야 된다.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은 전적으로 존중해야 되고, 그런 면에서 지난번 공직선거법 판결 때문에 (재판부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특히 지난 15일 1심 유죄 판결이 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 "항소심 판단을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공직선거법에 관련해선 약간 입증이 부족하지 않았나, 약간 자만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성의 태도를 보였다.

그는 "무죄라는 확증편향이 너무 강하지 않았나"라며 "왜냐, 최초 공소장에 들어있던 (것은) '김문기를 아느냐 모르느냐'(였는데), 나중에 공소장 변경을 해서 '골프를 쳤느냐 안 쳤느냐' 했을 때 (민주당은) '김문기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집중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당내 일각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폐지하거나 당선무효 기준을 벌금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자는 등의 선거법 개정 제안이 나온 데 대해 "법 개정의 필요성은 충분히 있는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이걸 강하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선거법은 선거의 룰을 정하는 거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법 개정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2004년도에 공직선거법 개정하면서 '돈은 막고 입은 푼다'고 했는데 지금은 입도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리고 당선무효형 기준이 100만 원인데,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100만 원 갖고 사형선고를 내린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20년 전의 기준"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한편 전날 지역구(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예산 등 상의차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났다고 밝히며, 이 자리에서 "당연히 현안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도 나눴다. '어쨌든 당과 함께 가는 게 좋겠다'(라고 내가 말하니), 지사도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 대표 재판에 대해 걱정도 많이 하시고, 하여튼 '대표와 또 당과 함께하겠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당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발언의 의미를 묻는 재질문에 "당 밖에서는 자꾸 김 지사를 비명계 구심이다, 플랜B의 중심이다 이런 말씀, 갈라치기 하려는 보도가 많지 않느냐"며 "그런 면에서 본인도 그런 보도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씀하시고, 오히려 당의 여러 정책적 입장들에 같이 보조를 맞춰가면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경제전문가로서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을 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성호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우상호 "반 정도는 안도…선거법 때문에 불안"

지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지도부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우 전 의원은 "(사법리스크나) 남아 있다"며 "(선거법 재판) 1심에서 국회의원직을 그만둬야 할 형이 내렸지 않느냐"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위증교사가 무죄 나왔다고 해서 선거법이 2심 가서 무죄 난다고 볼 수도 없는 거 아니냐"며 "그러니까 2심 가서 재판을 잘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결과로는 지금 반반인데 가령 2심에서 징역형을 어느 정도 감경을 해 줄 거냐, 그걸 알 수가 없다. 불안하다"고 했다.

우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대선주자로서의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은 50:50으로 봐야 한다. 선거법 재판 때문에 그렇다"며 "어쨌든 지금 민주당으로서는 그래도 반 정도의 안도인데, 선거법이 있기 때문에 2심에서 어떻게 될 것이냐 불안해하면서 보고 있다"고 했다.

우 전 의원은 검찰을 향해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이 대표를 이런 식으로 계속 처벌할 거면 윤석열·김건희 두 분도 죄지은 것을 처벌해야 한다"며 "사실 이 대표가 너무 가혹하게 지금 시달리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우 전 의원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앞둔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김건희 여사가 설사 여러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고 거기서 잘못한 것들이 드러나 처벌받을 수 있게 된다 한들 부인 때문에 남편을 탄핵하지는 못한다. 그건 탄핵 사유가 안 된다"고 지적하며 "저는 오히려 특검법을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대통령 인기가 올라간다고 본다", "김건희 여사가 처벌받으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 것 같지만 오히려 엄정하게 했다고 올라갈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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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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