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은 당분간 쇄신 못해, 우리가 먼저 해야"

"李 1심선고는 우리에게도 위기, 반사이익 기대선 안돼…尹도 특별감찰관 동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와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동시 전개되고 있는 현 정치 상황을 "누가 먼저 변화·쇄신하느냐의 싸움"이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은 당분간 할 수 없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특히 이 대표 판결과 관련 "(정부·여당이) 반사이익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2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교육 특강에 연사로 선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고가 15일에 있었고 25일 또 있다. 여러분께서 상식적으로 수긍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그런데 당원동지 여러분, 지금이 우리에게도 위기"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를 국민들께서 관찰하고 계신다"며 "우리는 반사이익에 기대서는 안 된다. 이재명·조국이 잘못했다는 반사이익만으로는 민심의 사랑을 되찾아오지 못한다는 점은 지난 4월 총선 때 이미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한 대표는 "지금 우리 정치상황은 양 진영에서 누가 변화와 쇄신을 먼저 해내느냐의 싸움"이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먼저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선거, 대선, 총선에서 승리하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구조상 판결의 의미에 대한 일반적·상식적 국민들이 생각하는 민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구조"라며 "(민주당은) 계속 그냥 '이재명 체제'로 가려고 할 것이고 그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민주당은 민심에 맞는 변화와 쇄신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근거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구조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화와 쇄신의 길로 갈 수 없는 구조"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의 1인, 1극 체제"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에 '아버지' 이런 얘기를 할 줄은 몰랐다"며 "이 대표 유죄 판결이 난 전후로 판결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법률안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로 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으니 아예 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를 죄가 안 되게 바꿔버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벌금) 100만 원 이상 선고를 받으면 다음에 출마할 수 없게 되니까 '100만 원 이상'이란 기준을 '1000만 원'으로 바꾸는 법을 발의했다"며 "이건 술자리에선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의원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이런 법안을 발의한다는 것은 저 당이 정말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저 당의 지금의 수준이, 우리같은 상식적·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너무 다르게 가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당대표에게 좀 잘보여서 공천 받으려는 구도"라고 그는 부연했다.

한 대표는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마중물 삼아 여권 내 쇄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힘과 정부는 대단히 어렵지만 어쨌든 변화와 쇄신을 위해 첫발을 뗐다"며 "결국 대통령께서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담화를 하셨다. 부족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출발은 한 것으로 저는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총선, 그리고 당대표 선거를 통해 민심을 봤다. 그것을 냉정하게 말하자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심이 바라는 방향으로 변화·쇄신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하며 "제가 여러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부분들을 많이 말씀드렸는데 제가 어디서 그런 말씀을 했나, 다 부산이었다. 그만큼 저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절박했고, 결국 62%로 대승했다. 그 시점에서 부산에서 우리 정부 국정지지율이 20%대 초반이었기 떄문에 굉장한 차이"라고 본인 업적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는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을 시작했다", "변화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을 어떻게든 쫓아가겠다는 의지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거듭 강조하며 "변화와 쇄신의 실천으로 문재인 정부 5년간 그렇게 회피했던 특별감찰관을 조건 없이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대통령께서도 동의하셨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미국 대선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긴 이유를 여러 가지로 분석하지만, 저는 결국 '물가를 잡고 민생을 잡겠다', '뜬구름잡는 PC주의나 정치적 올바름 말고 솔직하게 눈치보지 말고 국익을 추구하겠다' 이런 것이 미국인들 마음을 설득한 거라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 분(트럼프 당선인)이 하는 모든 말과 모든 전략에 동의하진 않는다. 좀 이상한 것도 있지 않나"라면서도 "그렇지만 솔직하게 국익을 추구하고 민생을 추구하는 것, 이것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에도 대단히 설득력 있는 정치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올바름'으로 대변되는 윤리·가치 추구 대신, 우익 포퓰리즘에 가까운 일명 '트럼피즘'에 가까운 방향으로 한국 집권여당 대표이자 차기 유력 대선주자의 정치적 방향이 기울게 되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오후 충북도당 당원교육이 진행된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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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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