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투표' 부경대 농성 대학생 연행...시민단체·정치권 일제히 비판

경찰, 퇴거 불응 혐의로 체포...대학생 연합 단체 소속 9명 체포됐다 4시간 만에 석방

학내 정치활동 불허에 항의하며 부경대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이 연행되자 경찰의 과잉진압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3일 부산 남구 부경대 정문에서 학교와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소속 학생들은 지난 7일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이후 학교 측은 '학내 정치적 활동은 불허한다'며 제지했고,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총장 직무대리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 앞에서 2박 3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결국 지난 9일 학교 측의 보호 요청으로 대학 캠퍼스에 진입한 경찰은 대학생 9명을 붙잡아 연행했다가 4시간 여만에 석방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부경대 측의 거듭된 퇴거 요청을 응하지 않았고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아 공동 퇴거 불응 혐의로 체포한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학내 집회신고를 내고 활동을 진행했다"며 "총담 면담을 요구하던 학생들은 농성을 종료하고 돌아가려 했지만, 학교 측이 건물 정문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고 오히려 경찰력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경대 관계자는 "학생들을 후문으로 나가도록 계속해서 유도했다"며 "당시 건물 밖에 미리 신고되지 않은 시민단체 50여명이 운집한 탓에 정문을 열 수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체포 과정에서 불법의 소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상황도 아닌데 200명에 달하는 인력을 동원한 경찰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청년 학생들을 강제 연행하여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무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만행을 보여줬다"며 "퇴거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두고 퇴거 불응죄의 현행범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도대체 어느 법치국가에서 허용될 수 있는 논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경찰 측의 과잉 대응을 문제 삼으며 학교 측을 향해서는 군사 독재시절로 돌아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김성군 부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학교 측이 교내에서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학칙을 내세워 학생들을 무시하고 탄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대학은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고 건전한 지성인을 키워내는 곳인데 부경대가 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대착오적인 행위에 대해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13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부경대 정문에서 학교와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홍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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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지

부산울산취재본부 홍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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