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사측 경비 날아차기·주먹질에 30명 부상…야만 그 자체"

"경비대 투입 경위 밝혀야…정부는 기업의 조직적 폭력 행위에 무관용 대응해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중공업 사측 경비직원이 파업 중인 노동자에게 날아차기, 주먹질 등 폭력을 행사했다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발생한 현대중공업 사측 경비대와 노조의 충돌 상황에 대해 "경비대가 행사한 폭력은 야만 그 자체였다. 주먹을 휘두르고 날아차기를 하며 파업 노동자를 때려눕혔다"며 "노동자들은 얼굴에서 피를 흘렸고, 코뼈가 골절되고, 응급차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날 충돌은 사측 경비대가 노조의 천막 설치를 막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비대는 이성을 잃은 듯 현장에 배치된 경찰까지 팼고, 현장에서 체포됐다"며 "그 경비대는 '경찰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아닌 노동자는 폭행해도 된다는 현대중공업 경비의 본질이 폭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일 충돌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인원은 조합원 30여 명, 경찰관 3명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이번 폭력 사태와 관련 "불법적 인력 운용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현대중공업은 경비대 투입 경위 및 업무지시서, 경비대 채용 과정, 경비대에 쓴 회사 비용 내역 등을 모두 국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에도 역할을 촉구한다"며 "노동조합을 '조폭 집단'으로 몰아가며 건진 것 하나 없는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펼쳤는데,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조직적 폭력'에는 메시지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명백한 기업의 조직적 폭력 행위에 정부는 무관용 원칙으로 사태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달 10일에도 노조가 사업장에서 집회를 벌이던 중 조합원과 사측 경비직원이 충돌해 조합원 한 명이 두피가 찢어지고 허리뼈가 골절되는 등 부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한편, 조선3사로 꼽히는 사업장 중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달 11일,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9월 12일 임단협에 합의했다.

올해 협상에서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부에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 원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조선업 호황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음에도 사측이 지난해보다 못한 임금 인상액을 제시했다며 맞서고 있다. 반복되는 물리적 충돌로 인한 감정 악화도 노사 간 타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 현대중공업 경비 직원이 파업 중인 노동자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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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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