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취로 불거진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의원이 '공천 관련 사안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중진의원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에서 대통령한테, 당선인한테 그걸 (공천 관련 사안을) 가져가서 보고한다는 게 있을 수 없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음에선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라는 내용의 윤 대통령 육성이 확인돼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를 부인한 것이다.
윤 의원은 이어 "(당시) 공관위원들이 저 포함해서 11명 정도가 있다. 공관위에서 그걸 왜 가져가나"라며 "공관위에서 (공천 관련 보고를 윤 대통령에게) 가져갔다? 저는 백 퍼센트 가져간 적 없다. 그리고 공관위원들도 가져갈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 말이 의미하는 걸 저는 제대로 모르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본인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와 통화하며 공천 관련 논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사님이 저한테 이걸 (공천을) 가지고 이야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김 전 대표와) 통화한 적 없다. 제 기억에 없다. 여사님하고 이런 문제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명 씨는 지인에게 "(김건희 전 대표가)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 이래서 (내가) 전화를 끊은 것"이라고 말한다.
윤 의원은 '본인이 아니더라도 공관위원 중 한 명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저는 그렇게 했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100% 가져간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보고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의향은 없나' 묻는 질문엔 "공관위가 해체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라며 "제가 사실관계 확인하면 공관위원이 '가져갔다'고 얘기하겠나. 얘기 안 한다", "절대로 자기라고 얘기 안 한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란 건) 무의미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녹음에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지시를 두고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윤핵관들 중에도 일치하는 의견이 아니고, 윤핵관 중 일부가 김영선이 아닌 사람을 민 사람이 또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공천 경쟁자였던 김영선 전 의원과 김종양 당시 후보를 두고 윤핵관 내부에서 의견이 갈라졌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공천 때 되면 많은 사람이 의견을 개진하고 저는 들어준다"며 "그러나 저는 기본적으로 공천은 공관위 원칙과 기준에 의해 한다"고 말해 해당 대화가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의원의 공천 확정 시점에 대해선 "(윤 대통령 취임식인) 5월 10일이면 그 전에 아마 결론이 났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 통화가 5월 9일에 있었고 김 전 의원의 공천이 5월 10일에 발표됐는데, 공관위는 윤 대통령의 통화 이전에 이미 김 전 의원 공천을 확정지었다는 것이 윤 의원 주장이다.
윤 의원은 공천이 이미 결정됐음에도 발표 시점이 윤 대통령 통화 뒤로 진행된 데 대해선 "당시 중요 공천 중 하나가 (친박계) 유영하 대구 수성을 공천이었다"며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여러 정황을 보고 저희가 공천발표 시점을 좀 늦췄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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