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오세훈 깐족거려" vs 吳 "말씀 과하다"…국감 30분간 중단

吳, 이재명 겨냥 "기본소득은 단순무식"…명태균 논란엔 "고소장 써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변 태도 논란으로 서울시 국정감사가 30분가량 중지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여당에서는 전날 김동연 경기지사에게는 답변 기회를 충분히 줬으나 오 시장에게는 답변 시간을 주지 않아 불공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오 시장은 이 과정에서 위원장의 제지에도 마이크를 켜고 할 말을 태연히 이어가는 등의 모습을 보여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으로부터 "이럴 거면 자리 바꿉시다"고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서울경찰청 대상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이날 국감이 서울시 감사를 먼저 진행한 후 서울경찰청 감사로 이어지는 일정이라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의원들이 질의시간 마지막에 답변시간을 주지 않으면 위원장도 (오 시장 등 기관장에게) 답변시간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지하면서였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에 "평소 진행하던 대로 공평하게 해달라"며 "어제 경기도 국감에서 김동연 지사에게는 매 의원들 질문 끝나고 1~2분간 답변 기회를 받았다"고 항의했다. "민주당 광역단체장에게는 느슨하게 하고 여당 단체장한테는 그렇게 하면 굉장히 불공정한 의사진행"이라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그러나 "매번 회의가 밤늦게까지 진행돼서 오늘부터는 조금 더 타이트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별도 답변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밀어붙였고, 결국 오전 질의 중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 질의 순서에서 오세훈 시장이 작심 항의를 하며 야당과 정부·여당 간 갈등이 폭발했다.

윤 의원이 한강 수상버스 사업에 대해 질의하던 중 오 시장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장소에 따라 다르다"며 윤 의원의 말 도중 끼어들어 말하자, 윤 의원은 "답변 태도가 이상하다"고 지적했고 오 시장은 "단답형으로 하자고 그러셔서 단답형으로 답변드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신 위원장이 나서서 "질의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질의를 하는 것"이라고 오 시장에게 주의를 줬지만 오 시장은 물러서지 않고 "단답식으로 물어보시는데 그 답변 순간을 놓치면 답변할 기회도 안 준다.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며 "일방적으로 사실이 아닌 걸 말씀하시고 답변할 기회를 안 주시면 지켜보시는 국민들은 오해하신다"고 항의 발언을 이어갔다.

신 위원장이 "계속 공방을 하게 되면 회의가 계속 길어진다"고 재차 주의를 줬지만, 오 시장은 "길어지더라도 할 말은 해야죠"라며 "저는 그것은 불공편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피감기관이지만 문제제기한 것은 답변할 시간을 주셔야 공정하다"고 했다.

신 위원장이 이를 무시하고 "윤건영 의원, 질의를 계속해 달라"고 진행을 시도했지만 오 시장은 재차 "위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다"며 "지금 (윤 의원 질의시간이) 1분 남지 않았나. 위원장님이 계속 의원들께 '최소한의 답변 기회는 주라'고 말씀을 하셔도…(지켜지지 않는다)"라고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질의를 제지당한 윤 의원은 "정말 서울시장님 대단하네", "우리가 서울시장 잔소리 들으러 왔나"라고 비꼬았다. 오 시장은 이때도 여전히 "아니 무슨 피감기관장이 죄인이냐. 국정감사하러 오셨으면 피감기관장의 설명을 들으셔야지"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고성 항의와 함께 '깐족거린다'는 비난이 나오자 오 시장은 다시 마이크에 대고 "의원님 표현이 좀 과하시네요? 깐족댄다니요? 제가 지금 깐족됐습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여당 의원들도 "깐족깐족이 뭡니까!"라고 야당에 고성으로 맞서면서 결국 신 위원장은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려우므로 잠시 정회를 선포한다"고 했고 회의는 약 30분 후에야 속개됐다.

그러나 속개 후에도 오 시장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행안위의 국감 관행이나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은 존중하겠다. 그런데 제가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는 서울시청 공무원들도 대표하지만 서울시민들(의 대표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며 "원래 질문답변이라는 것은 질문할 때 질문만 들으면 다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답변을 듣고 나면 '아 그런 사정이 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지금 위원장께서 진행하시는 이런 방식으로 하면 인터넷에 바로바로 기사가 올라가는 요즘 보도 방식에 따라 많은 오해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질문을 5개, 10개 속사포처럼 쏟아 놓으시는데 그 중에서 맨 마지막 것에만 답변을 드리게 되면 앞의 것은 인정하는 것처럼 비쳐지게 된다. 위원장이 그렇게 회의를 운영하시는 것은 존중하겠지만 저로서는 오해가 쌓이는 것은 서울시민들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순간순간마다 답변을 드리는 것을 '의원들 질문하는 데 끼어든다', '깐족댄다' 이런 표현을 쓰면서 막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그 점에 대해서 위원장님께서 혜량해 달라"고 했다.

이어 또 "아까 30초씩이라도 주신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방금 전에 한강버스에 관한 질문을 하고 마치셨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또 답변할 시간을 전혀 안 주시고 그냥 넘어가려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신 위원장은 "제가 충분히 알아들을 정도의 이야기를 했는데 오 시장께서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한다"며 피로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여러 차례 야당 의원들을 비웃었는데, 그게 시장의 내면의 크기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점잖게 꾸짖은 데 대해서도 "비웃은 적 없다. 허탈한 웃음"이라며 "답변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답변 기회를 주지 않으니 얼마나 허탈하겠느냐"고 한 의원의 발언 도중 바로 반박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형 '디딤돌 소득' 공방수상버스, 필리핀 가사관리사 등 정책 도마에

오 시장은 자신이 지난 7일 '서울 디딤돌소득 포럼' 좌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본소득은 단순무식" 등 야당의 기본사회론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추궁에 "(발제자인)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장이 좌파 경제학자지만 디딤돌 소득에 대해 호평을 해주셨다. 그게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디딤돌 소득은 오세훈 서울시의 브랜드 정책인 새로운 소득보장 정책실험이다. 오 시장은 정책 성과를 강조하며 "(좌담에서) '기본소득은 단순무식하다' 이런 표현을 썼더니 다소 과격해 보인다는 반론도 가능할 것 같다"며 "제가 원래 극단적 표현은 잘 안 쓰는 편인데 요즘 세상이 극단적·자극적인 표현으로 해야 기사화가 되는 세상이라서 거기에 맞춰 저도 모르게 변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제가 (왜) 단순무식이라는 표현을 썼느냐,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움에 있어서 똑같이 전 국민에게 나누어 주게 되면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후상박으로 생활비를 보조하는 디딤돌 소득의 장점을 강조하다 보니까 그런 표현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한강 개발에 왜 이렇게 집착하나. 성급하고 무리하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개발사업)을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도 "한강 리버버스는 수백억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데 구상부터 추진까지 2달밖에 안 걸렸다"며 "대선 출마를 위해 전시성 사업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반면 여당은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 사범사업에 대해 "참 어려운 문제를 지자체가 나서서 접근해 주는구나 했다"(국민의힘 조승환 의원)라고 하는등 긍정적 평가를 주로 했다.

조 의원은 다만 이 사업과 관련해 "직무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가정에 직접 고용하는 형태로 해서 최저임금 등을 조정해 보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밖에 안 됐나"라는 점은 지적했다. 오 시장은 "어차피 시범사업은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목표"라며 지적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TBS 방송 문제에 대해 "홍보수단으로 전(前) 시장처럼 악용할 수 있지만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언론 독립화의 길를 선택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여야의 정쟁으로 피해를 보는 TBS 직원들의 고통에 서울시가 합법적 범주 안에서 지원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했다.

吳 "명태균 고소장 써놨다…허무맹랑"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정치권 내 논란 사안인 '명태규 씨 녹취록' 사안과 관련,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 씨가 자신과의 친분을 언급한 데 대해 "고소장을 써 놨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윤건영 의원이 관련 의혹에 대해 묻자 "이런 질문이 국정감사장에 어울릴 법한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사안은 국가 위임사무도 아니고 국가보조금이 들어간 사안도 아니고 이런 것을 답변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명 씨가 서울시장 단일화 판을 짰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데 대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명 씨를 만난 계기에 대해 묻자 "솔직히 말씀드려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김영선 (전) 의원이 저하고 의정활동을 같이 했지만 몇 년 연락 없이 지내던 분인데 갑자기 연락을 해서 '좋은 분을 소개하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명 씨가 자신에게 '시장 할래요, 대통령 할래요'라고 첫 대면에서 말했다는 명 씨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해 "전혀 기억이 안 나고, 사리에 맞지 않는다. 이미 그때가 시장 출마선언을 했을 때"라고 했다.

명 씨가 '내가 판을 짜고 여론조사도 해서 오세훈을 시장으로 만들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데 대해 그는 "그 분이 찾아오기 훨씬 전에 이미 여론조사는 제가 가장 앞서는 조사가 나왔다"며 일소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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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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