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응급실 대란' 없었다? 92번 전화에도 병원 못 찾아 환자 사망

추석 연휴 '응급실 뺑뺑이' 사례 최소 5건

정부가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은 없었다고 밝힌 가운데, 소방당국이 환자 이송을 위해 92차례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수용할 병원을 찾지 못해 환자가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 추석 연휴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소 다섯 번째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확보한 소방당국의 '심정지 환자 이송지연 관련 동향보고'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부산에서 30대 여성 환자 A씨가 경련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부산 항만소방서 동삼119안전센터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A씨가 의식장애 및 경련 증상을 보이는 점을 확인하고 중증도를 가장 높은 단계인 '레벨 1'로 분류한 뒤 병원 10곳에 환자 수용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신경과 진료 불가' 등을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사이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하자 구급대는 해동병원에 이를 통보한 뒤 A씨를 급히 이송했고, 환자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이후 해동병원이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요청해 구급대가 다시 병원 수배에 나섰지만 치료 가능한 병원은 찾지 못했다.

A씨는 동삼구급대 병원에서 대기하던 중 세 번의 심정지 증상을 더 보인 끝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A씨 사망 때까지 전화를 돌린 횟수는 총 92번이었다.

앞서 정부는 추석 연휴 직후 '응급실 대란'은 없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행스럽게도 9700여 개의 당직 병의원 등에서 환자 곁을 지켜주신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등 의료진과 119 구급대원, 응급상황실 근무자들 덕분에 소위 '응급실 대란' 등 우려했던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기간 개별 사례로 봤을 때 의료 이용이 불편한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과 달리 의료현장에서는 A씨 외에도 추석 기간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최소 4건 더 확인된 바 있다. 지난 14일 충북 청주에서는 25주 차 임산부가 '양수가 새고 있다'며 119에 연락했지만, 병원 75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하다 6시간 만에 치료를 받았다.

뒤이어 지난 15일 광주광역시에서는 손가락 절단 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사고 발생 장소로부터 90킬로미터(km) 떨어진 전북 전주로 이송됐다. 다만 복지부는 이에 대해 손가락 접합 수술은 5개 전문병원 등 일부 병원만 진료할 수 있는 분야로 평소에도 이송이 잦다고 해명했었다.

그 다음 날인 16일 대전에서는 60대 남성이 복부에 30센티미터(cm)가량의 자상을 입어 119구급대에 실려갔으나 병원 16곳에서 거절당한 끝에 사고 발생 후 3시간이 지나서야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대동맥 파열 환자가 인근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헬기로 이송되기도 했다.

▲의료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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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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