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용산·친윤 겨냥 "이견이 잘못인가? 이러라고 63%가 날 지지"

친윤 '소통 부족' 지적엔 "내가 당대표…매번 의총·전당원투표 거치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대란 사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이견 상황과 관련 "이견 있는 게 잘못된 게 아니잖나"라며 "그러라고 63%가 저를 지지해 주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용산을 직격했다.

한 대표는 '당정갈등이 아닌 한-정갈등'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 일각이 대통령실 일부인 것 같다"며 "그렇게 익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좋게 만드는 것 같진 않다"고 용산을 정조준했다.

한 대표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수원에서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폐회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같은 날 연찬회 특강에서 나온 권성동 의원의 '당정갈등' 지적에 대해 묻는 질문에 "어떤 중요한 이슈에 대해 민심이 다른 내용들이 많을 경우엔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집권여당 대표의 임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 의원은 이날 연찬회 동료의원 특강 도중 "대통령 따로 가고 당 따로 갔을 경우에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예가 단 한번도 없다"고 당정갈등 상황을 비판해 최근 의료 위기 해법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한 대표는 이날도 "(이 사안을) 당정관계 내지는 갈등의 프레임으로 말하는 건 쉽고 어떻게 보면 사안을 단순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 생명이나 건강을 그것보다 훨씬 더 앞에 세워서, 어떤 말이 옳은지를 중심으로 봐주시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해 본인의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일각에선 당정갈등이 아니라 한-정갈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의엔 "그 일각이 계속 뭐 대통령실의 일부인 것 같다"며 "그렇게 익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그렇게 좋게 만드는 것 같진 않다. 제가 당대표잖나"라고 맞받았다. '당이 아닌 한 대표 개인이 정부와 부딪히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통령실의 프레임'이라는 취지로 강수를 둔 셈이다.

앞서 이날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 "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기보다는 '나는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좀 더 치중하지 않았는가"라며 "지금 당과 정부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한 대표와 정부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좀 더 당내에서 협의를 하고 그 다음에 정부 측과 협의하는 것이 먼저이지, 갈등 상황을 외부로 드러내니까 옆에서 보면 조마조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도 강의에서 "우리 의원들의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뜻이 어디에 있는지 이를 모으는 절차를 더 자주 해야 된다"며 "(그래야 정부에)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결정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설득이 가능한 거 아닌가"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처럼 '문제제기 이전에 당내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친윤계에서 나오는 데 대해 "당대표가 의견을 낼 땐 정책위의장이라든가 관련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해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 당대표가 어떤 중요한 상황에서 의견을 낼 때마다 전당원투표를 거친다든가 의총을 거친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오지도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나름의 당내에서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그런 대안을 냈던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당초 이날로 예정돼 있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추석 이후로 연기했고, 전날 연찬회 만찬에도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추가적으로 만날 계획이 있나' 묻는 질문에 "제가 따로 들은 바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당정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저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만 했다. 갈등의 책임소재가 있다면 '용산에 있다'는 투의 뉘앙스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이어진 1박2일 연찬회를 마무리하며 "윤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행복한 내일을 준비하겠다", "미래세대를 위한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개혁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 "인구위기‧기후위기‧양극화‧지역소멸 등 공동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과제에 적극 대응하겠다",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외교를 뒷받침하며 한반도 통일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를 지키는 정당"이라며 "민생과 국익을 훼손하는 야당의 막말과 거짓선동에 단호히 맞서 싸운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한반도 전역에 확산시키고, 2500만 북한 동포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통일의 시대를 준비한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금투세 폐지 등 각종 세법개정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필수‧지역의료 육성‧지원 시책 마련 △딥페이크 성범죄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 등 정국 입법과제 170건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연찬회를 가진 더불민주당이 165건의 입법과제를 발표한 데 대한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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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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