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권이 뭐라고'…김문수 '순천대 공모 참여' 주장에 지방의원들 '속앓이'

"1년 반 앞둔 지방선거 부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31일 김진남 전남도의원이 국립순천대학교 정문 앞에서 '순천 의대 유치' 결의를 다지며 삭발하고 있다.ⓒ프레시안(지정운)

그동안 전라남도의 국립의과대학 공모 방침에 한목소리로 반대해오던 순천 지역사회가 지역구 국회의원의 갑작스런 '공모 참여' 주장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졌다.

1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김문수 국회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정부가 여전히 전남 의대 관련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전남도 주관 의대 공모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순천대의 공모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7일 노관규 순천시장과 정병회 순천시의장, 이병훈 순천대 총장, 권향엽 의원과 전남 의대 공모 불참에 대한 5자회담 공동 선언을 한 후 이달 12일 이들과 아무런 의견수렴 절차 없이 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이유로 돌연 '공모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가진 김문수 의원의 '변심'에 불과 며칠 전까지 공모 반대를 외치던 시·도의원들도 일사 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실제 이들은 20일 오전 10시 순천대학교 정문에서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공모에 대한 순천 민주당 시도의원 및 시의회 의대 특위 입장문 발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행사에 '시의회 특위'까지 거론되자 특위를 구성하는 다른 당 의원들은 소통한번 없이 공모 참여 입장 발표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일부 민주당 시의원은 지역 여론에 반하는 주장을 펼치는 김 의원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영진 순천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해당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런 발언까지 하는데, 국회의원 말을 듣지않을 의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세은 의원(국민의힘)은 "의대 유치 특위 위원인 저도 이번 논의 절차에 철저히 배제됐다"며 "공모 참여 관련 공지받은 사항이 없고 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들은 내용도 지금까지 없다. 그런 부분은 의회 절차에도 맞지 않고 민주주주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1년 6개월 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공천권에 대한 부담감으로 시·도의원들은 사실상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난처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역에서 펼쳐진 순천 의대 유치 활동을 보면, 김문수 의원은 지난 5월 7일 전라남도 단일의대 공모 강행 반대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음날인 8일에는 강형구 순천시의회 의과대학특별위원장이 시의원 결의대회 자리에서 삭발을 감행하며 공모에 반대했다.

이어 5월 23일 전남 동부권 7개 시군의회가 국립의과대학 순천대 유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고, 31일에는 김진남 도의원이 순천대 의대 유치촉구 천막농성 출정식에서 삭발을 통해 공모 강행에 강력 반발했다.

사흘뒤인 6월 3일 여성의원인 서선란 순천시의원이 전남 의대공모 중단과 순천대 의대 유치 촉구 삭발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같은 달 5일 여수와 순천, 광양지역구 국회의원들(권향협,김문수,조계원,주철현)이 순천대의대 유치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가졌고, 12일에는 김문수 의원이 국립순천대학교 의대 유치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7월 1일 후반기 순천시의회가 개회하며 시의회 의과대학 유치 특별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됐고, 삭발을 했던 서선란 의원이 위원장을 차지했다.

이후 지난 12일 돌연 김문수 국회의원이 전남도 의대공모 참여 촉구를 촉구하는 개인 의견을 냈고,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공모 참여 입장문 발표까지 예고한 상태다.

▲16일 노관규 순천시장과 지역구 전남도의원 7명이 현안 정책간담회를 갖고 '순천대 의대 유치' 의지를 다지고 있다.ⓒ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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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운

광주전남취재본부 지정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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