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만" 침묵 깬 안세영 "배드민턴 못할수도…상식선에서 운영되길"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안 선수는 16일 자신의 SNS에 "저는 배드민턴이 비인기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안 선수는 "(그렇게 된다면)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 분들의 따뜻하고 응원도 받을 수 있다"며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이다. 이런 행복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선수는 협회와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선수는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나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선 문체부와 체육회를 향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배드민턴 협회 관계자들을 향해서도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며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안 선수는 끝으로 "저도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며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겠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안 선수는 지난 5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배드민턴협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안 선수의 이같은 발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을 포함한 10명 이상의 조사단을 꾸려 다음 달 결과 발표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안 선수 부모는 지난 2월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대표팀 선수촌 내 생활 개선 등 7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7년부터 대표팀 막내 생활을 한 안 선수는 그동안 선수촌 내에서 일부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 교체, 방 청소, 빨래 등을 대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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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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