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 개발

도시에서 전기 자급자족 실현…유연성·안전성·효율성 등 모두 확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이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팀이 도시에서의 전기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신개념 태양광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영호남 지역의 넓은 부지에서 태양광 설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생산한 태양광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보내는 신재생에너지 전용 송전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에너지의 공유성 및 활용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특히 도시는 태양광 인프라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구조물)의 형태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하다. 주위의 각종 건물이나 나무 등으로 인해 태양광 모듈의 일부에 그늘이 생기는 현상이 반복되면 발전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류가 내부적으로 막혀 그늘로 인한 발열 현상이 계속 지속되면 화재의 원인이 된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유연성·안전성·효율성 등을 모두 갖춘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였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승일 박사팀은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이들을 서로 연결해 유연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인 직렬 연결에서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세계최초의 결과다.

KERI 모듈은 기존 가연성의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다.

또 직·병렬 혼합 구조는 태양광 모듈에 그늘 문제가 생기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해주고, 핫스팟 생성도 막아준다.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와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해 태양광 발전이 기능한 종이접기 수준의 유연함도 확보했다.

KERI는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가능한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KERI의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인 '지속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을 비롯한 총 5개 논문에 게재됐다.

KERI는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드론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차승일 박사는 “우리의 기술로 도심 곳곳에서도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 에너지를 통해 직접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ERI는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2위 수준의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KERI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 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중전기기 산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4000MVA 대전력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의 시험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고객들에게 질 높은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시험운영시스템’도 구축한바 있다.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사진 왼쪽)와 윤민주 연구팀.ⓒ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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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재

경남취재본부 석동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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