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이태원 참사 조작' 논란에 "그런 말 하셨을 거라 믿지 않아"

여당도 발칵?…김재섭 "충격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 김재원 "믿어지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를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 의심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여권 내에서도 파장을 낳고 있다. 차기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전 의장 등 민주당 정치인들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면서 "그런 말을 대통령께서 하셨을 거라 믿지 않는다", "사실대로라면 대단히 심각한 말"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28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신 것을 봤다. 저는 그 말을 신뢰한다"며 "이성적 판단의 문제다. 그런 말을 대통령께서 하셨을 거라고 저는 전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말같잖은 것도 전 당력을 동원해 정치공세를 하는 정당"이라며 "왜 2년 동안 이런 얘기는 안 했나. 까먹었던 건가, 없는 말을 만들어낸 건가"라고 김 의장의 폭로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이 과정에서 "진짜로 이 말이 그런 의미였고, 그렇게 이해했고, 그런 근거가 있다면 1년 반 넘도록 (민주당은) 뭘 하신 거냐. 만약 사실대로면 대단히 심각한 말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페이스북에 긴 글을 썼다. 취지는 '김진표 의장과 대통령이 대화한 다음날 아침 8시반에 30분간 (김 의장과) 통화했는데 그 말을 그대로 들어서 메모해놨다' 그런것을 말씀하더라. 근거인 것처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용산 대통령실은 즉각 강력히 부인했는데, 과연 윤 대통령은 정말로 그런 언급을 전혀 한 적이 없어서 국민 앞에 당당할까"라며 "저와 자주 만나거나 통화하던 김 전 의장은, 그 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해주셨다"며 자신의 메모를 추가 공개했다. 박 의원은 사건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다.

박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언급을 제가 김 전 의장으로부터 전해들어 메모한대로 옮기면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 지인의 부녀도 그런 기사를 보고 뒤늦게 구경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 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상민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후에 지게 해야 한다'고 (김 당시 의장에게) 답했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처럼 '사실이라면 심각하다'면서도 김 전 의장과 박 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했고, 김재원 전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인데 김 전 의장이 회고록에 이런 일방적 주장을 하면서 대통령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행위를 한 것인데 정치 도의나 모든 면에서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저는 믿어지지도 않는다"고 하는 등 당내 다수는 폭로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비판도 나왔다. 당내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격적"이라며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텍스트를 쭉 읽어보니까 논점은 두 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김 전 의장이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도 되는가,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나눈 이야기를 아직 대통령 임기 중에 이렇게 밝히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는 김 전 의장이 잘못하셨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내용 면에서, 두 번째 논점인 대통령의 발언 문제로 들어가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만약에 이런 말이 있었다면 이것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며 "사실도 아니거니와 대통령이 발언했다고 하는 이 말 자체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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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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