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노동자 62% '월급 250만 원'…고연봉 의사들, 외면 말아야"

보건의료노조, 의사단체에 '노동기본권 가이드라인' 마련 집단교섭 촉구

"작은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 경력 32년 차 간호사입니다. 4대 보험을 제외하면 최저임금이 조금 넘는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의사 회진이 없는 날에는 간호사 1명, 보호사 1명이 근무하며 100명에 달하는 환자들의 배식까지 책임지고 일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작은 병원 의료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는 일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 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발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중소 병·의원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고발하고, 이들의 최저 노동조건 마련을 위한 집단교섭을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9일 서울 용산 의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6월 인천 부평역 인근 중소 병·의원을 직접 방문해 수행한 병원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보면, 응답자 73명 중 45명(62%)이 25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다고 답했다. 그중 23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 응답자가 28명(38%)이었다.

근로기준법 미만의 노동조건에서 일한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연장수당 미지급 17명(23.3%), △공휴일근무수당 미지급 24명(32.8%), △야간근무수당 미지급 7명(9.7%), △연차휴가 미제공 18명(25%) 등이다. 중소 병·의원을 대상으로 수행한 이번 조사의 특성상 이 응답의 배경에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상 가산수당, 노동시간, 연차휴가 등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부터 '노동기본권 보장 10대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집단교섭을 의협,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에 요구 중이다.

노조가 요구한 가이드라인에는 △지방자치단체 생활임금 중 가장 높은 생활임금 적용(2024년 월급 266만 6840원) 등 기본임금 보장, △주휴일·노동절 등 유급휴일 보장, △연차유급휴가 보장, △임산부 보호 조항 마련, △의료기관 내 폭력·괴롭힘 금지, △연 30일 이내 유급병가·연 2일 유급 감정노동휴가 부여 등이 담겼다.

보건의료노조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소 병·의원 노동자의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기본권 교섭에 참여하는 것은 의사단체들이 사회적 공익기관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발표한 2022년 의사 인력의 평균 연봉은 3억100만 원이고, 의원급 의사 연봉은 3억4500만 원"이라고 지적한 뒤 의사들에게는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단체들에 "병·의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섭에 성실하게 참가하라"고 촉구하며 "교섭이 성사될 때까지 끈질기게 대화와 교섭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을 상대로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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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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