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머신 수출계약 필리핀 유력 정켓업체, 파산설?

한 때 필리핀 최대 정킷업체 소문도, 한국인 피해 수천억 전망

지난해 강원랜드 슬롯머신 판매계약을 체결했던 필리핀 유력 정킷업체가 1년 5개월 만에 파산설로 현지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8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전임 이삼걸 사장 시절이던 지난해 3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COD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필리핀 두윈그룹(Dowinn)과 강원랜드 슬롯머신 30대 판매계약을 체결했으나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수출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2023년 3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COD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필리핀 두윈그룹(Dowinn)과 강원랜드 이삼걸 당시 사장, 카지노 본부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슬롯머신 30대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프레시안

당시 강원랜드 슬롯머신 판매계약 체결식에는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간부, 필리핀 상원의원, 강원랜드 임직원 및 두윈그룹 임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강원랜드는 자사 슬롯머신 수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당시 강원랜드는 마닐라 현지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

두윈그룹은 마닐라 현지의 글로벌 카지노 업체인 솔레이어, 오카다, COD를 비롯해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클락의 로이스와 디 하이츠 등에도 정켓방을 운영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특히 필리핀 현지 교민회 등에 따르면 올 초까지 두윈그룹이 필리핀 정킷업체 중 최고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이 정킷업계에 돌기도 했으나 무리한 투자로 발목이 잡혀 지난달부터 파산설에 휩쌓였다.

▲두윈그룹이 필리핀 카지노 감독기관 소유인 마닐라 헤리티지 카지노를 입대해 지난 3월 개장한 두윈카지노 1층에 강원랜드 술롯머신 30대를 설치키로 약속했으나 두윈은 호주산 슬롯머신을 설치해 놓고 온라인 송출을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결국 두윈그룹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최근 두윈의 재정상태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으로 우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저희는 현재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단 시간 내에 많은 분들의 출금요청으로 불편함을 드리고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필리핀 현지에서는 두윈그룹이 결국 막다른 난관에 몰려 더 이상 수습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두윈그룹과 거래한 고객들은 정킷방 고객을 비롯해 대부분 한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금액이 최소 수천억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교민 A씨는 “지난 3월부터 두윈그룹에 대한 파산설이 돌았는데 결국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며 “카지노 감독기관인 파콜 등에서는 최소 1300억 원 이상의 예치금 사고를 추정하고 있는데 한국인 투자자들의 피해금액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개장한 필리핀 마닐라 헤리티지 카지노 정켓방. 이곳은 한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받아 리모델링을 한 뒤 카지노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

또 다른 관계자는 “두윈은 다른 정킷업체보다 사용이 편리한 앱을 개발해 환전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현지 환전업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대규모 인출사태로 클락과 마닐라의 두윈 정켓방은 사실상 폐쇄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필리핀 카지노에 투자하면 거액의 수익이 보장된다며 투자유치에 나섰던 두윈그룹의 말을 믿고 5억~10억 원씩 가량을 투자한 서울의 투자자들도 최소 수백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마닐라 오카다 카지노 VIP룸 입구. ⓒ프레시안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두윈과 계약금을 받고 슬롯머신 30대 수출계약을 체결했지만 잔금을 받지 못해 단 1대의 슬롯머신도 두윈에는 수출하지 않아 피해가 없다”며 “당초 지난해 7월 잔금 약속을 했지만 계속 지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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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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