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광업소 광차처분 점입가경…‘정당한 자산 매각’ vs ‘못 하나도 매각 불가’

광차 매각 반대 여론에 지난달 29일부터 반출 중단

88년 역사를 간직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폐광을 앞두고 문화유산 보존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광차 매각에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3일 장성광업소에 따르면 이달 말 폐광을 앞두고 지난달 16일 갱내에 방치된 광차 300대(400t)를 경쟁 입찰을 통해 태백지역의 한 고철처리업체와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27, 28일 60여 대의 광차를 1차 반출했다.

▲지난달 28일 태백지역 한 고물상 업체의 운반차량에 의해 장성광업소에서 적재된 광차가 고물상 야적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독자

이에 최근 지역사회에서 문화유산 가치가 높은 장성광업소의 모든 유무형 자산은 반출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 이어 광차반출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자 지난달 29일부터 광차 반출이 중단된 상태다.

그렇지만 장성광업소는 폐광을 앞두고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장비와 중요 기계 및 문서는 물론 작업복까지 목록을 작성하고 있으며 일부는 보관을 시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무연탄과 경석 등을 실어 나르던 수백대 이상의 광차와 수명이 다한 레일, 폐철 등의 고철은 문화유산의 가치가 없어 매각처리 중이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차도 갱내에서 반출된 폐광차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7, 28일 장성광업소에서 반출되어 태백지역 한 고물상 야적장에 보관된 광차모습. ⓒ프레시안

장성광업소 측은 폐광을 앞두고 관련 규정에 따라 경쟁 입찰공고를 통해 자산매각을 추진하는데 아무 관련이 없는 외부인들이 폐광차 매각까지 반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대한석탄공사는 문화유산과 관계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문서를 화순광업소부터 일괄 관리하고 있으며 장성광업소에 대해서도 본사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지난 1936년 개광한 장성광업소는 태백의 역사와 애환을 간직한 탄광이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문화유산으로 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못 하나라도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민 A씨는 “장성광업소 철암저탄장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고 폐광이 되면 광업소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광업소 입장에서는 광차가 고철로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주민들 눈에는 모든 것이 문화유산이기에 반출은 결사반대”라고 강조했다.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는 이달 말 폐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광차 매각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장성광업소 장성갱구 입구. ⓒ프레시안

이에 장성광업소 관계자는 “현재 장성광업소에 문화유산으로 추진되거나 등재된 장비나 문서 및 물품이 전무하다”며 “지난해부터 폐광차는 규정에 따라 자산매각 절차를 밟는데 광차는 고철로 분류돼 매각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석탄공사 본사 관계자는 “갱내 광차는 모두 갱외로 반출된 뒤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보관이 필요한 장비와 자재 및 문서 등은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가치가 떨어지는 광차는 보관할 장소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태백시는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 관련 부서를 방문해 협의했으며 지역출신 이철규 국회의원도 오는 4일 오대현 장성광업소 소장을 불러 광차 매각문제를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4일 태백시, 대한석탄공사노동조합, 태백시현대위는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장성광업소 보존 및 대체산업추진위’발족하면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는 긴급회의를 통해 장성광업소 고철매각 상황을 철저히 파악해 문화유산 등록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의 반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태백시와 공동 대응키로 했다.

▲태백시 장성동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본관 출입구. ⓒ프레시안

황상덕 성역화추진위원장은 “장성광업소는 우리나라 석탄산업과 근대산업사의 상징적인 시설”이라며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광차를 포한한 모든 자재와 장비는 하나도 반출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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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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